땅집고

“매출 2500만원인데 내 월급은 시급 1만원”…12평 덮밥집 점주의 계산서

뉴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정리=강시온 기자
입력 2026.10.14 14:00
[땅집고] 비가 내린 2025년 9월 19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의 모습. 화장품 가게, 슈퍼마켓, 병의원 등 상권이 다양하다. /조선DB


[땅집고] 오전 6시 30분, 경기도 한 주택가 상가 1층. 전용 40㎡(약 12평) 남짓한 덮밥집 셔터가 올라간다. 점주 김모(45)씨는 불을 켜기도 전에 냉장고부터 열어 식재료를 확인한다. 직장을 그만두고 가게를 연 지 2년째. 매달 300만원만 가져가도 직장생활보다 나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장부를 펼쳐보면 계산은 달라진다.

김씨는 “처음엔 월 300만원만 가져가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그게 얼마나 단순한 계산이었는지 안다”고 했다. 김씨의 월 매출은 약 2500만원남짓. 겉으로 보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식재료비와 임대료, 인건비 등을 빼고 나면 남는 돈은 350만원이다. 여기서 세금과 대출이자, 시설 교체비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은 더 줄어든다.

◇ 매출 2500만원에서 남는 돈 350만원

김씨가 공개한 월 지출 내역을 보면 식재료비 800만원, 임대료·관리비 350만원, 아르바이트 인건비 550만원, 공과금 120만원, 카드·배달 관련 비용 180만원, 기타 비용 150만원이다. 총비용은 2150만원으로, 매출의 80%에 달한다. 정작 손에 남는 금액은 350만원 남짓.

문제는 이 돈이 곧 점주의 순수익은 아니라는 점이다. 김씨는 매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가게를 지킨다. 월 26일 영업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12시간 30분씩 일하는 셈이다. 남은 돈 350만원을 김씨의 월 근로시간 300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약 1만1670원이다.

여기에 창업 당시 투자금도 부담이다. 김씨는 창업비 1억원을 월 350만원으로 나눠 약 2년 5개월이면 회수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하지만 매달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고, 냉장고 같은 장비가 고장 나면 교체비도 들어간다. 대출이자와 세금까지 내고 나면 투자금 회수에 쓸 수 있는 돈은 한정적이다.

[땅집고] 서울 중구 명동에 모여있는 프렌차이즈 업체들의 모습.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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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보다 건당 수익 따져야

전용 33~66㎡(약 10~20평) 매장에서 월 300만원 이상을 가져가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다만 업종과 임대료, 인건비, 판매량에 따라 필요한 매출은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객단가 5000원인 소형 카페가 하루 150건을 판매하고 월 26일 영업하면 월 매출은 1950만원이다. 원재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지만, 저가 커피는 많은 판매량을 확보해야 한다. 점주가 직접 일하면 직원 인건비를 줄일 수 있지만, 직원을 고용해 운영을 맡기면 같은 매출에서도 수익이 달라진다.

치킨집은 객단가 2만5000원에 하루 40건의 주문을 받고 월 26일 영업하면 매출 2600만원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닭과 기름, 소스, 포장재 비용 외에도 배달 수수료와 광고비 등이 발생한다. 프랜차이즈라면 로열티와 지정상품 구매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주문량이 늘어도 건당 남는 금액이 적다면 매출 증가가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 상권 유동인구보다 중요한 건…매출 감소를 견딜 비용

창업을 준비할 때는 점주가 가져가는 돈과 사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구분해야 한다. 점주가 직접 일하며 가져가는 돈에는 자신의 노동에 대한 대가와 투자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함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상가를 고를 때도 유동인구만 보고 높은 월세를 받아들이기보단 좋은 입지가 추가로 만들어주는 매출이 임대료 증가분을 감당할 수 있는지 계산해야 한다. 권리금과 인테리어비 역시 회수해야 할 투자금이다.

사업계획을 세울 때는 매출이 예상보다 20~30% 줄어드는 상황도 가정해야 한다. 매출이 감소하면 식재료비나 일부 수수료는 줄어들 수 있지만 임대료와 고정 인건비, 대출이자는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생활비와 운영비를 감당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정리=강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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