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용산공원 안 허물어도 된다..3기 신도시 용적률 100% 올리면 6만 가구 추가공급"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10.15 06:00

용적률 상향 땐 '일산신도시급' 6.4만가구 즉시 확보 가능
이주 쿼터제로 서울 이주 수요 흡수…"속도조절론은 포퓰리즘"
인허가 지연은 '독'…"공급 멈춤 없어야 집값 잡는다"

[땅집고] 정재훈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갤러리에서 열린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라운드테이블 발표에서 "오늘 전월세를 잡겠다고 인허가를 지연시키면 3~5년 뒤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폭등한다"며 "정비사업 속도조절론은 이주대책 실패의 책임과 비용을 조합원과 시장에 떠넘기는 근시안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박기람 기자


[땅집고] 정부의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강도 높은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전월세 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 불안을 이유로 사업을 늦추자는 ‘속도조절론’이 서울의 공급 절벽을 심화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왔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용산공원 주택 공급 대신, 3기 신도시 용적률을 300%까지 끌어올려 6만4000가구를 확보하고 이를 서울 정비사업 이주민의 ‘완충 지대’로 활용하자는 파격적인 대안이 함께 제시됐다.

정재훈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13일 서울갤러리에서 열린 한국도시부동산학회 라운드테이블에 발표자로 나서 ‘정비사업 속도조절론의 위험성’을 주제로 이같이 주장했다. 정 교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잡히지 않은 채 부작용이 전월세 시장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1만2000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매물이 한 자릿수에 불과할 정도로 물량 가뭄이 심각하며, 장위뉴타운 등 공급이 집중된 서울 동북권조차 1년 전 170만원이던 월세가 250만원으로 뛰어올랐다는 설명이다.

◇인허가 지연 3~5년 뒤 매매·전셋값 폭등 초래… “공급 지원으로 체질 바꿔야”

정 교수는 서울의 입주 물량이 향후 수년간 극도로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 차질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3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전국 일반가구의 아파트 거주 비율은 53.1%인 반면, 서울은 43~44%수준으로 전국 평균보다 약 10%포인트 낮다. 대규모 신규 택지가 사실상 고갈된 서울에서 아파트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노후 주거지를 철거하고 다시 짓는 정비사업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인허가 지연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도 경고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인허가가 1개월 늦어질 때마다 발생하는 금융 비용만 약 3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연간 최소 3조6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대한건축학회 조사에서도 전문가의 66%가 인허가 지연을 정비사업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정 교수는 “오늘 전월세를 잡겠다고 사업을 늦추면 3~5년 뒤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반 폭등한다며, 속도조절론은 이주대책 실패의 책임과 비용을 조합원과 시장에 떠넘기는 근시안적이고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속도 조절 대신 정 교수가 제시한 해결책은 ‘3기 신도시 고밀화’다. 남양주왕숙·하남교산·고양창릉 등 3기 신도시 6개 지구 공동주택용지의 평균 용적률은 현재 194.1%(계획 물량 14만4000가구) 수준이다. 이를 3종 일반주거지역 법정 상한인 300%로 높이면 총 20만8000가구로 늘어나 6만3000가구의 신규 주택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이는 일산신도시 전체 계획 물량인 6만9000가구에 육박하는 규모로, 추가 토지 수용이나 택지 지정 없이도 즉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기 신도시 역시 특별법을 통해 용적률을 300~330%로 높여 재정비를 추진 중인 만큼 정책적 실현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아울러 이주 시기와 신도시 입주 시기의 불일치를 막기 위한 보완책도 함께 제안됐다. 이주와 입주를 통합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도시 순증 물량을 정비사업 이주민 전용 임대주택으로 할당하는 ‘이주 전용 쿼터제’를 도입하자는 구상이다.

또한 교통망과 연계한 지역별 맞춤형 이주 거점 전략도 내놓았다. 강남권 이주 수요는 GTX 및 위례신사선으로 연결되는 하남교산으로, 목동 등 서남권 수요는 고양창릉과 부천대장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용적률 상향으로 발생하는 개발이익의 일부를 기부채납 형태로 환수하면 신도시 내 부족한 기반시설도 충분히 확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정비사업 인허가권은 시장을 통제하고 억누르는 무기가 아니라 주택 공급을 지원하는 행정 도구이고, 정비사업 속도조절론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가장 위험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면서 “3기 신도시 300% 고밀화라는 실질적 대안을 통해 멈춤 없는 정비사업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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