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건당 200원' 알바 했을 뿐인데…징역 1년 범죄자 될 판, 무슨일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10.14 14:23

부동산 광고 올린 2030 알바생, 검찰에 송치
법조계 "'부동산' 명칭 함부로 써도 처벌"

[땅집고] 가상의 온라인 부동산 광고 예시./ 서울시 제공


[땅집고] 건당 200원, 시급 1만원의 심부름을 했다가 범죄자가 될 처지에 놓인 사례가 있어 화제다. 수고비를 받으며 온라인에 부동산 임대·매매 광고를 올린 회사원과 아르바이트생이 잇따라 사법당국에 적발된 것. 이들은 “법을 위반하는 일인 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현행법은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돈을 받고 부동산 광고를 올리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이들이 실제 형사 처벌을 받을 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민사국)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회사원 A씨와 3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 B씨를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관청에 등록된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상태였다.

조사 결과, 20대 A씨는 컨설팅업체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월 15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고 ‘서대문구 초역세권 병원 임대’, ‘강동구 병원 임대’ 등의 매물 광고를 온라인에 다수 게재했다.

30대 B씨는 지인의 의뢰로 게시물 1건당 200원과 시급 1만원을 받고 패스트푸드점, 대형 음식점 등의 매매·양도 광고를 온라인 카페 등에 올렸다. B씨는 홍보 문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까지 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별도의 부동산 관련 법령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고, 올린 광고가 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단순 업무 지시나 용돈벌이용 알바로 생각했다가 범법자 처지에 놓인 셈이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중개사무소를 개설·등록한 개업공인중개사가 아닌 사람이 중개 대상물에 대한 표시·광고를 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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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을 직접 거래하기 위해 온라인에 매물을 올려 직거래를 시도하는 것은 중개업 목적이 아니므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시 민사국은 “표시·광고를 지시한 사업주도 관련 법령을 철저히 숙지하지 않으면 직원이 불법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불법 행위를 지시한 사업주 역시 직원과 동일한 제재를 받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소비자가 부동산 중개업소로 오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무자격자의 부동산 관련 표시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7월 대법원은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 ‘발품부동산’, ‘부동산 Café’라는 옥외광고물과 명함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C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재판부는 “‘부동산’이라는 표현은 일상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줄여 부르는 말로 흔히 쓰인다”며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부동산 Cafe’ 등의 상호를 사용하는 것은 일반인이 부동산 중개를 하거나 공인중개사인 것으로 오인할 위험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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