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028년부터 부재지주 농지에 최고 71.5% 세금폭탄.."양도세 중과세 회피 투매 불가피"

뉴스 김나영 기자
입력 2026.10.14 10:27

농지 전수조사 구제돼도 '비사업용 토지' 분류
장특공제 폐지·중과세율 폭탄 2028년부터 최고 실효세율 71.5%
2027년 말까지 안 팔면 세금 2배 껑충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6월 경기 화성시 팔탄면 농지 전수조사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뉴스1


[땅집고]서울에 사는 김모씨는 최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충남 홍성에 살던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물려받은 농지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 소식에 놀라 부랴부랴 알아봤지만 더 큰 악재가 기다리고 있었다. 2028년부터 적용되는 세제개편안 때문이다. 이씨는 “정부가 관행적 임대 농지는 처분 대상에서 빼준다고 해서 한숨 돌렸더니, 세무사 말이 도시에 사는 이상 세법상 ‘비사업용 토지’로 분류돼 양도세만 1억원이 넘게 나온다더라”며 “당장 팔려해도 시골 땅을 살 사람이 아예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나선 가운데, 2028년 시행을 앞둔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라는 초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농촌 부동산 시장이 수렁에 빠졌다. 정부는 “투기가 아니면 구제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행정 처분만 면해줬을 뿐, 세금 폭탄이라는 진짜 방아쇠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2008년부터 세금폭탄 ’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996년 이후 취득한 전국 농지 136만㏊를 대상으로 기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27%가 불법 임대차·무단 휴경·불법 전용 등 농지법 위반 의심 토지로 분류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농식품부는 상속 농지, 고령농의 관행적 임대 농지, 종중 농지, 맹지 등 5개 유형을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특별조치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투기성 소유는 걸러내되 관행적 위반까지 문제 삼지는 않겠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이 정도 구제책으로는 농촌 부동산 시장의 냉각을 막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세법이다. 농지법상 처분 의무를 면제받더라도, 세법상 ‘직접 농사를 짓지 않는(비자경) 부재지주’로 분류되면 2028년부터 세금 폭탄을 맞는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최대 30%)가 전면 폐지되고, 양도세 중과세율은 기존 ‘기본세율+10%p’에서 ‘기본세율+20%p’로 대폭 상향된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 실효세율이 71.5%에 달한다..
부동산 자문업계 분석에 따르면, 15년 이상 보유해 양도차익이 2억원 발생한 농지를 2027년에 팔면 세금이 약 5100만원 수준이지만, 2028년에 팔 경우 1억400만원으로 세금이 2배 이상 껑충 뛰게 된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2028년 1월 1일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어 부재지주 등은 2027년 12월 31일 이전까지 매도 계약 및 잔금 청산을 완료해야 기존의 장특공제(최대 30%)와 중과세율(10%p)을 적용받아 세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다가 8년 자경을 할 경우, 양도세를 면제하는 세제 개편론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대통령직속 농어업위 농지제도개선TF는 8년 자경 양도세 감면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장기간 농업에 이용하면 혜택을 주는 방향의 세제 개편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매물은 쌓이는데 매수자 전멸… 농민 퇴로 막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물은 쏟아지고 있지만 거래는 사실상 전멸 상태다. 현재 국내 농지의 임차 비율은 47%, 상속 농지만 약 30만㏊에 달한다. 농촌지역의 한 부동산 업자는 “외지에 나간 자식들이 세금 무섭다고 땅을 좀 팔아달라고 전화가 오지만, 시골 땅을 지금 누가 사겠느냐”며 “농촌 인구는 줄고 투기 세력 진입은 막혀서 사겠다는 사람이 아예 없는데,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내놓아도 안 나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농지 투기를 막겠다는 농지조사와 세법이 농민과 상속인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 넣고 있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회계법인의 한 세무사는 “관행적 임대는 구제해 주겠다고 했지만, 기획재정부의 세법상 ‘재촌·자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비사업용 토지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없다”며 “본격적으로 매물이 쏟아질 경우, 노후 자금이 농지에 묶인 고령농의 퇴로를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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