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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방도시가 한국 골퍼 유치에 사활을 건 이유?

뉴스 차학봉 기자
입력 2026.10.13 11:09
카시오 월드 오픈이 열렸던 고치 구로시오 골프장/홈페이지



[땅집고] “한국 골프 관광객 유치하자”
일본 고치(高知)현 지역지 고치신문이 최근 이런 제목의 기사로 고치현의 한국인 골퍼 유치 움직임을 보도했다. 일본 시코쿠(四國) 남단에 위치한 고치현은 시코쿠 4개 현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직항편이 없어 그동안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고치현은 내년 봄 공항 국제선 터미널 개장에 맞춰 한국 직항 노선을 유치하고, '겨울에도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고치현 인구는 약 65만 6000명으로, 최근 1년 새 1만 명 넘게 감소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지역 경제의 핵심 활로다. 고치현이 국제선 터미널 신축에 3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한 이유다. 고치현은 지난 9월 서울에서 관광 설명회를 열고 “내년 3월 인천~고치 전세기 운항을 준비 중이며, 주 3회 수준으로 시작해 향후 정기편 취항까지 이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겨울에도 낮 기온 12~15℃”… 온난한 기후 강점
고치현이 내세우는 핵심 카드는 ‘골프’. 현지 언론 역시 “골프는 한국발 방일 여행 수요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분야”라고 분석한다. 고치현 내 골프장은 총 11곳. 가장 큰 무기는 온난한 기후다. 서울 설명회에서 고치현 관계자는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고 낮 최고기온이 12~15℃ 안팎을 유지한다"며 "한국의 골프 비수기인 12~2월에도 쾌적하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 코스로는 태평양을 내려다보는 ‘고치 구로시오 컨트리클럽(36홀)’이 꼽힌다. 일본 남자프로골프(JGTO) 투어 '카시오 월드 오픈'이 오랫동안 열린 명문 골프장이다.
골프 외 관광 자원도 풍부하다. 고치시는 메이지 유신의 주역 사카모토 료마의 고향이다. 에도시대 천수각이 보존된 고치성과 료마 동상이 서 있는 가쓰라하마 해변이 대표 명소다. 고치시 ‘히로메 시장’에서는 지역 명물인 가쓰오 다타키(가다랑어 짚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서부에는 '일본 최후의 청류'로 불리는 시만토강, 동부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오파크인 무로토곶이 자리한다. 고치현청 관계자는 "낮에는 라운드를 하고 저녁에는 고치의 식문화와 관광을 즐기는 코스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인근 다카마쓰·마쓰야마는 이미 ‘한국인 골퍼’ 인산인해
고치현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인근 지역의 성공 사례 때문이다. 시코쿠의 다카마쓰와 마쓰야마는 한국발 노선을 각각 주 14편씩 운항 중이며, 탑승률도 84~85%에 달한다.
가가와현 다카마쓰는 21개 골프장을 보유해 일찍부터 '겨울 골프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에히메현 마쓰야마 역시 최근 한국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5년 기준 에히메현 골프장을 찾은 외국인 골퍼(연인원 약 2만 4000명) 중 90% 이상이 한국인이다. 시내 호텔에 묵으며 여러 골프장을 순회하고 온천과 맛집을 즐기는 ‘3박 4일·골프 3일’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그간 고치현은 직항편이 없어 다카마쓰나 마쓰야마를 거쳐 차로 이동해야 했던 탓에 한국인 유치 경쟁에서 소외돼 왔다.
◆ 36억엔 들여 국제선 터미널 신축
고치현이 한국 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공항 확장이 있다. 일본 산산TV 등에 따르면 고치 료마공항은 지난해 10월 총사업비 약 36억 엔(약 320억 원)을 들여 연면적 3500㎡, 철골 3층 규모의 국제선 터미널 착공에 들어갔다. 올가을 일부 운영을 시작해 2027년 봄 전면 개장할 예정이다.
현재 고치공항의 한국행 전세기는 2017년 이후 끊긴 상태로, 국제선은 대만 타이베이 노선만 운항 중이다. 고치현은 한국인 유치를 위해 모객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한국 여행사가 고치 관광 상품을 개발할 경우 참가자 1인당 1박 2000엔, 2박 이상 시 4000엔의 숙박 지원금을 지급한다. 인근 공항에서 고치현까지 이동하는 버스와 대형 택시 운행비도 지원한다.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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