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첫 집은 종착지 아닌 징검다리"..노후를 지켜줄 아파트 고르는 법

뉴스 김나영 기자
입력 2026.10.12 14:27

김성숙 박사 신간…매물·거래량·전세로 시장 읽고, 감당 가능한 집값부터 계산
매물 거래량 전세로 시장 읽는 법 소개..내 노후를 지켜줄 아파트 고르는 법은?

김성숙 박사의 신간 '내 노후를 지켜줄 서울 아파트 투자 공부'

[땅집고] “지금 사야 하나, 더 기다려야 하나.”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붙들고 씨름하는 질문이다. 집값이 오르면 조급해지고, 규제가 나오면 하락을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거래량은 줄어도 가격은 오를 수 있고, 매매가가 주춤할 때 전셋값이 뛰기도 한다.

부동산학 박사이자 경제·부동산 전문 아나운서 출신인 김성숙 교수의 신간 ‘내 노후를 지켜줄 서울 아파트 투자 공부’(지식노마드)는 이 부동산시장의 엇갈리는 신호를 읽는 법을 알려준다. 어느 단지를 사라거나 집값이 언제 오른다는 식의 답은 없다. 대신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쥐여주려 한다.

◇가격보다 매물·거래량을 먼저 보라

저자가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가격표 너머의 의미를 읽는 지혜이다. 주요 단지 매물이 줄고 있는지, 급매물이 팔려나가는지, 실거래가와 호가의 간격이 좁혀지는지를 함께 살피면 시장이 방향을 전환하는 조짐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전세시장도 매매 수요를 가늠하는 단서다. 다만 ‘전셋값 상승’이라는 뉴스 한 줄에 반응해선 곤란하다. 전세가격과 전세가율, 실제 거래가격, 전세 매물이 일정 기간 어떤 흐름을 보이는지 함께 확인해야 의미 있는 신호가 된다.

정책을 보는 눈도 마찬가지다. 세금 부담이 커지면 매물이 쏟아질 것 같지만, 양도세 부담에 오히려 매도를 미루는 집주인도 있다. 같은 정책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셈이다. 저자는 발표 내용보다 이후 실제 매물과 거래량, 매수자의 자금조달 여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지켜보라고 말한다.

책이 시장 분석서에 머물지 않는 이유는 개인의 지갑 사정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타이밍이라도 돈이 준비돼 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책은 예금·투자자산·전세보증금 같은 가용자금을 먼저 점검하게 한다. 여기에 대출 가능액과 상환 부담, 취득세·중개보수·등기비용, 이사와 수리비까지 더해 집 한 채를 사는 데 실제로 드는 돈을 계산하도록 안내한다.

◇서울 아파트는 왜 오르나…세대수·구매력·공급 구조

책은 3부 10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서울 아파트가 왜 장기 자산 역할을 해왔는지를 분석한다. 저자는 “인구가 줄면 집값도 떨어진다”는 통념에 선을 긋는다. 인구 총량보다 세대수와 구매력, 지역 간 이동, 일자리와 생활 기반시설, 그리고 땅이 제한된 서울의 공급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2부는 미분양과 입주물량, 정책, 금리와 유동성, 전세 수요, 시장 사이클과 심리 등 집값을 움직이는 변수를 하나씩 살펴본다. 어느 하나만 봐서는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지표들이 서로 어떻게 맞물리는지 읽는 데 무게를 뒀다.

3부는 실전편이다. 언제, 어디를, 무엇을, 어떻게 살지를 구체적 선택으로 연결한다. 매수 시점은 거래량과 매물 등 여러 시장 지표를 종합해 판단하고, 입지는 일자리·교통·생활권으로 비교한다. 신축과 구축, 대단지와 소단지,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장단점도 짚었다.


첫 집은 종착지가 아니라 징검다리라고 강조하는 저자 김성숙 박사/저자 제공


◇첫 집은 종착지가 아니라 ‘징검다리’

서울 도심 집값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독자를 위한 현실적 경로도 담았다. 청약과 기존 주택 매수 중 무엇이 맞는지 따져보고,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에서 첫 집을 마련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첫 집을 다음 집으로 옮겨가기 위한 자산으로 삼아 단계적으로 갈아타는 과정을 사례로 풀어냈다.

데이터를 직접 찾아보는 법도 알려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같은 공공 자료와 아실·호갱노노·리치고·부동산플래닛 등 프롭테크 서비스로 관심 지역의 입주물량, 거래량, 전세가율, 매물 정보를 비교하도록 했다. 단, 민간 서비스는 비교용으로 쓰되 실거래가와 세금, 청약·정책 기준은 반드시 공식 자료로 재확인하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첫 집을 준비하는 실수요자, 상급지 이동을 노리는 1주택자, 엇갈리는 전망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맞춤한 책이다.

저자 김성숙은 부동산학 박사로 경희사이버대학교와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SBS CNBC·서울경제TV·부동산경제TV 등에서 경제·부동산 전문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현재도 부동산 관련 방송 진행과 칼럼·기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방송 현장에서 다양한 부동산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같은 시장 상황과 지표를 놓고도 서로 다른 전망과 해석이 나오는 모습을 접했다. 이를 통해 특정 전문가의 전망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 시장을 읽고 판단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책을 집필했다.

책의 메시지는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당장 집을 사지 않아도, 부동산 공부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292쪽,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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