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30년 된 천장 와르르, 고령자 38명 "나 죽네"…어떤 건물이길래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10.12 11:16

덧댄 마감재 붕괴에 38명 부상…70대 이상 고령자 피해 집중
정기점검 대상서 제외… 소규모 노후 건물 관리 '구멍'

[땅집고] 천장 마감재 붕괴사고가 발생한 대구 북구 관음동 한 상가건물의 작년 6월 모습./네이버지도뷰


[땅집고] 지난 10일 대구 북구의 한 4층짜리 상가 건물 2층에서 천장 마감재가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해 38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건물은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었으나, 현행법상 정기 안전 점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던 것으로 확인돼 소규모 노후 건물 관리의 사각지대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12일 대구 북구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0일 건물 2층에서 발생했다. 천장에 설치된 마감재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현장에 있던 66명이 긴급 대피했고, 이 중 38명이 낙하물에 머리를 맞거나 긁히는 등 경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18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피해자는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자였다. 사고 당시 2층에서는 한 생활용품 판매 업체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전기장판 등 가정용품을 판매하는 단기 행사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업체는 이달 3일부터 한 달 계약으로 2층을 임대해 사용해 왔으며, 작년 3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비슷한 판매 행사를 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땅집고] 지난 10일 오전 대구 북구 관음동의 4층 상가 건물 2층에서 천장이 무너져 38명이 다쳤다. 사고는 천장 부분 마감재가 연이어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사고가 난 건물은 1994년 준공된 연면적 892㎡ 규모의 4층 건물이다. 1층 식자재 마트는 지난 9월 말 폐업했고, 3층과 4층은 건물주 세대가 거주 및 활용 중이다. 사고가 발생한 2층은 과거 10여 년간 당구장으로 운영되다 수년간 공실로 비어 있었으며, 최근 들어 한두 달 단위의 단기 임대가 이뤄져 왔다.

현장 목격자 등에 따르면 과거 당구장 운영 당시에도 천장이 휘어져 보수를 요구했으나 건물주가 비용 문제로 난색을 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찰은 지난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현장 감식을 벌여 천장 마감재가 3겹으로 덧대어진 흔적을 확인하고 사고와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붕괴 원인이 마감재 하중 누적 때문인지, 건물의 구조적 결함이나 노후화 때문인지를 정밀 감식을 통해 밝혀낼 방침이다. 업체나 건물주 측의 과실이 입증될 경우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국 노후 건물 46% 달하는데… 소규모 상가는 안전 점검 ‘사각지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소규모 노후 건축물의 점검 및 유지·보수 관리 실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 건축물관리법 및 집합건물법에 따르면 연면적 3000㎡ 이상인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만 법정 정기 안전 점검 대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고가 난 건물은 연면적 892㎡에 불과해 정기 안전 점검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건축물 743만 8,642동 중 준공 후 30년 이상 지난 노후 건축물 비중은 46.3%에 달한다. 전체 건축물 수는 늘고 있지만 노후 건물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건축물의 규모와 용도에 따라 안전 점검 의무가 달라지다 보니, 위험 노후 건물임에도 소규모라는 이유로 점검 대상에서 빠지는 법적 틈새가 발생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기 점검 대상에서 제외되는 소규모 노후 상가 건물에 대한 관리·감독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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