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자고 나면 1억씩 뛴다" 84㎡ 25억 돌파 직전, 분당 재건축 열기 [르포]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10.08 06:00

분당 재건축 2차 선정에 분당 일대 '들썩'
선정 발표 뒤 호가 1~3억 껑충
'시범한양' 전용134㎡ 26.8억


[땅집고] 수도권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현역에서 바라본 시범한양아파트 전경. /강시온 기자



[땅집고] 2일 오전, 수인분당선 서현역. 역사와 연결된 AK플라자 2층에서 바깥으로 나오자 왼쪽으로는 시범단지 삼성한신아파트가, 오른쪽으로는 시범한양아파트 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초역세권 입지의 시범한양 단지 입구까지는 걸어서 약 3분이 걸렸다. 입구에는 시범1통합재건축주민대표단이 내건 ‘시범1특별정비구역 수용결정, 시범1이 해냈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바로 옆에는 건설사들이 내건 ‘특별정비구역 수용결정을 축하드립니다’라는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였다.

◇선정 발표 뒤 호가 1~3억 '껑충'

지난달 29일, 성남시는 분당 노후계획도시 특별정비구역 지정 대상 5곳을 선정했다. 시범단지1(4200가구), 파크타운(3025가구), 푸른마을(2598가구), 한솔마을2(1872가구), 이매촌1(1734가구) 등 총 1만3429가구다. 1차 물량 1만2055가구를 합치면 2만5484가구가 된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기자가 찾은 공인중개사무소 대부분은 통화가 끊이지 않았다. 발표 후 하루 이틀 사이 시범 등 해당 단지 호가가 1억~3억원씩 뛰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서현동 ‘시범한양’ 전용 134㎡는 지난 8월 26억8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같은 면적 10층이 23억원에 거래된 것보다 3억8000만원 올랐다. 전용 84㎡는 지난 7월 22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장 중개업자들은 “이미 23억원에 거래된 건이 나왔다”고 전했다.

‘삼성한신’도 전용 84㎡ 기준 지난달 23억3000만원으로 최고가를 새로 썼다. 2일 현장에서는 24억원 선 이상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고, 나와 있는 매물은 최소 25억원 이상이었다. 이대호 이삭공인중개사 대표는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관망하던 매도자들도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이미 내놓은 매물도 호가를 올려 다시 내놓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거의 없어 나오면 빠르게 소진된다”고 했다.

이혜림 시범1통합재건축 주민대표단 대표는 “1차 특별정비구역 선정에서 탈락했을 때는 실망했는데, 이번 2차 선정으로 분위기가 좋다”며, “2029년 이주를 시작하고, 2034~2035년쯤 입주를 목표한다”고 했다.

[땅집고] 성남 분당구 이매촌 삼성, 삼환 통합재건축을 축하하는 현대건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강시온 기자


☞ 서울에 비워둔 집이 있다면? 프리미엄 단기·중기 임대로 수익 만들기

◇ 이매역 ‘비역세권’ 선정…뜬금없네

서현동 삼성한신에서 이매동 삼성10단지까지 약 30분을 걸어 이동했다. 수인분당선과 경강선이 교차하는 이매역을 지나자 맞은편으로 탄천이 눈에 들어왔다. 이매촌 삼성·삼환아파트 입구에서도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매촌 삼성·삼환 통합재건축, 현대건설이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였다. 분당 신도시 2차 특별정비구역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신정균 합동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역에서 멀다 보니 역 앞보다는 관심이 덜했다”며, “선정이 돼도 이매역 부근일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뜬금없다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분당 재건축 2차 선도지구 선정 구역. /조선DB (그래픽=손민균)


◇5개 구역, 저마다 다른 장점

이번에 선정된 5개 구역은 입지와 상징성, 가성비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시범단지1은 서현역 일대의 완성된 상권과 학원가, 교통 인프라를 끼고 있어 재건축 이후 분당을 대표하는 초대형 랜드마크 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파크타운은 수내동의 뛰어난 학군과 정곡공원 등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췄다.

이매촌1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이매역 중심의 수인분당선·경강선 교통망과 판교 테크노밸리 접근성이 강점이다. 이매촌은 전통적으로 서현·수내·정자에 비해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아니었지만, 재건축 이후 판교 직주근접과 광역교통망의 영향력이 커지면 이런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른마을은 정자동 생활권을 공유하고, 한솔마을2는 초기 진입 장벽이 낮은 가성비형 단지로 분류한다. 재건축이 입지·연식·구조 차이로 할인받던 요소를 신축이라는 같은 상품으로 평준화해 단지 간 격차를 줄인다고 설명한다. 대장주 가격이 먼저 오르면 격차를 메우는 '갭메우기' 장세가 나타날 수 있어, 초기 매수가가 충분히 낮다면 한솔마을2가 의외의 알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선도지구 선정 발표 이후 인근 단지 호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파크타운 서안’은 지난 9월 21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발표 이후 최고 24억7000만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푸른마을’은 지난 7월 실거래가 19억4500만원에서 최근 호가가 22억원으로 상승했다. ‘한솔2단지 LG’는 지난 7월 19억4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최근 호가가 22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이매촌 삼한’ 역시 지난 6월 18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20억5000만원 수준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대장주 단지에 대해 “구축 매매가만 보면 단기적으로 비싸 보일 수 있지만, 재건축 투자에서는 건물 가치가 아닌 대지지분과 신축 가치, 입지 프리미엄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싸게 사려고 기다리기보다 호가가 비싸지 않은 매물을 포착하는 접근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kso@chosun.com

화제의 뉴스

인천 계양구 아파트가 1.5억원부터…검단·부평 등 경매 10건
4000억 쓰고 두 달 만에 문 닫았다…'아난티'가 남긴 눈물의 골프장
연임 앞두고 잇단 금융 사고…이찬우 NH금융회장 국감 출석할까
"자고 나면 1억씩 뛴다" 84㎡ 25억 돌파 직전, 분당 재건축 열기 [르포]
"집 한 채 놓고 세입자 30명이 경쟁도" 文정부때 교훈 망각한 정권 흔들

오늘의 땅집GO

분당 대장주 유력 시범1·파크타운…재건축 5곳, 알짜는 따로 있다
주말 그린피만 48만원짜리 골프장 매각하는 포스코그룹,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