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츠 이어 20년차 잠실 대단지 커뮤니티 확충
신축과 상품성 격차 줄이기…“가구당 5000만원 가치 더할 수도”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동 5678가구 대단지 ‘잠실 엘스’가 약 49억원을 들여 수영장과 사우나 등을 갖춘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한다. 바로 옆 ‘리센츠’가 600평이 넘는 커뮤니티센터를 새로 만든 데 이어 입주 20년차를 앞둔 잠실 대단지들이 신축 아파트와의 상품성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잇따라 공용시설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잠실 엘스는 지난 6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기존 조경·휴게시설 등을 철거하고 주민운동시설을 조성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현재 감리업체 선정 등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업 규모는 증축 면적 483㎡(약 146평), 용도변경 면적 2103㎡(약 636평) 등 총 2586㎡(약 782평)에 달한다. 총 사업비는 약 49억원으로, 헬스장과 수영장, 사우나, 골프연습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세부 설계안을 확정하고 송파구청 인허가 절차를 거치면 공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리센츠는 복층, 엘스는 단층…잠실 구축도 커뮤니티 경쟁
엘스에 앞서 바로 옆 5563가구 규모 ‘리센츠’도 기존 시설을 대폭 손봐 2086㎡(약 631평) 규모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하고 지난 8월 문을 열었다. 피트니스와 골프연습장, 네슬레가 운영하는 스타벅스가 입점한 제빵카페를 갖췄다. 리센츠 커뮤니티 시공사는 제이드건설이고, 엘스는 아직 미정이다.
두 단지는 모두 2008년 입주했지만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리센츠는 지하 2층부터 지상 테라스 공간까지 연결하는 복층 구조로 꾸민 반면, 엘스는 수영장과 사우나 등 주요 시설을 한 층에 배치하는 단층 구조로 조성할 예정이다.
엘스와 리센츠는 입지와 학군, 대단지라는 강점을 갖췄지만 최근 입주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잠실르엘’ 등 신축 단지에 비해서는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신축 아파트에서는 피트니스와 골프연습장은 물론 수영장과 사우나, 라운지, 카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기본 상품처럼 자리 잡았다. 같은 잠실 생활권에서도 준공 연도에 따라 단지 내부 시설 차이가 벌어지면서 구축 단지들도 시설 개선에 나선 것이다.
잠실래미안아이파크와 잠실르엘 등 신축 단지와 엘스·리센츠·트리지움 등 구축 단지는 입지 차이뿐 아니라 신축 선호와 커뮤니티 수준까지 겹치면서 전용 84㎡ 기준 매매가격이 약 7억~12억원가량 벌어져 있다. 구축 단지가 신축과 같은 가격대를 형성하기는 어렵지만 커뮤니티 개선이 단지 상품성과 수요자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9억 투자에 가구당 86만원…“5000만원 오르면 단지 전체 2839억”
대단지는 전체 사업비가 수십억원에 달하더라도 가구 수가 많아 개별 부담액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엘스의 사업비 49억원을 전체 5678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약 86만원꼴이다. 먼저 커뮤니티 시설을 확충한 리센츠는 가구당 약 50만원 수준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이 같은 시설 개선이 매매가격에도 일정 부분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 잠실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신축 수준까지 가격이 따라가기는 어렵겠지만 커뮤니티 조성이 끝나면 가구당 약 5000만원 정도의 추가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엘스 5678가구의 자산가치가 가구당 5000만원씩 높아질 경우 단지 전체 증가분은 약 2839억원이다. 커뮤니티 사업비 49억원의 약 58배에 해당한다.
다만 커뮤니티 개선이 곧바로 그만큼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파트 가격은 입지와 학군, 공급 상황, 금리, 부동산 경기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중개업소가 언급한 5000만원 역시 향후 시장 상황을 전제로 한 추정치다.
엘스와 리센츠 전용 84㎡는 최근 32억~36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 채 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만큼 가구당 수천만원 수준의 가격 변화도 5000가구가 넘는 단지 전체로 환산하면 수천억원대 규모가 된다.
◇재건축까지는 먼데 신축은 늘고…20년차 대단지 ‘시설 업그레이드’
부동산 업계에서는 입주 20년 안팎의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커뮤니티와 조경 등 공용시설을 손보는 사례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반면 주변에는 신축 아파트가 계속 들어서면서 기존 단지들도 주거 편의와 상품성을 보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리센츠 커뮤니티 증축을 추진한 허민 리센츠 입주자대표회의 공동체활성화 이사는 “모든 아파트 단지에서 이런 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가구 수를 갖춰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수 있는 대단지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주민들의 시설 개선 의지가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실제 추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센츠 사례가 알려진 뒤 강남권을 비롯한 다른 대단지에서도 사업 방식과 비용 등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