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현대건설 협조로 지분 정리… 불필요한 소송·취득세 절감 성과
통합심의 재도전 등 사업 속도감 기대 속 서울시·현산 지분 정리는 남은 숙제
[땅집고]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압구정3구역 재건축 사업 부지 내 8000여평 토지 소유권(시가 약 2조원)을 ‘경정등기’ 방식을 통해 최근 조합 측에 모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 측은 지난해 8월부터 해당 토지 소유권을 돌려달라며 현대건설을 상대로 3건의 소송을 냈고, 이 중 첫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동안 압구정3구역 부지 중 1만2300여평이 현대건설과 서울시, IPARK현대산업개발 등 외부인 명의로 등기돼 있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현대건설 보유 지분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서울시와 IPARK현대산업개발 명의 지분은 아직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압구정3구역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1~7·10·13·14차, 대림빌라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체 면적은 36만187.8㎡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아파트 5175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사비만 5조5610억원에 달하며 지난 5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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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보유 토지 무상으로 넘겨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현대 3·4차 부지 내 현대건설 명의로 남아 있던 대지지분에 대해 경정등기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 경정등기란 이미 완료된 등기 내용에 처음부터 착오나 누락이 있어 실체 관계와 일치하지 않을 때, 이를 바로잡아 올바르게 고치는 등기를 뜻한다.
압구정3구역에는 과거 1970년대 아파트 분양과 대지권 등기 과정에서 발생한 행정적 오류 등으로 인해 4만706㎡(1만2313평)의 토지가 현대건설, 서울시, 한국도시개발(IPARK현대산업개발의 전신) 등 외부인 명의로 등기돼 있었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명의 지분이 약 7941평으로, 시가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조합 측은 2025년 현대건설 상대로 소유권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도 “조건없이 조합원들에게 땅을 돌려주라”며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현대건설은 아무런 조건없이 자산을 양도하면 주주 배임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이후 지난해 8월부터 조합과 일부 조합원들이 다시 3건의 소유권 반환소송을 잇따라 제기해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 과정에서 조합이 현대건설과 직접 물밑 협상을 진행해 경정등기를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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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측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소송을 통한 공방 대신 현대건설과의 적극적인 협의를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 명의 지분을 조합원의 재산으로 경정등기하는 방식을 성사시켰다”며 “소송의 목적물 자체를 해소했고, 이를 통해 소송비용과 취득세 부담까지 절감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조합 측은 지난 7월 현대 6·7차 부지 지분 정리에 이어, 9월 28일 자로 3·4차에 남아 있던 현대건설 지분까지 최종 정리한 것이다. 이번 타결로 조합원들은 기나긴 법적 공방에 따른 막대한 소송 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지분 취득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상당한 규모의 취득세 부담까지 덜어내는 실리를 챙기게 됐다.
◇“통합심의 재도전 등 사업 속도 높아질 것”
그동안 시장에서는 압구정3구역 내 외부인 명의 토지 지분 문제가 정비사업의 최대 리스크로 꼽혀왔다. 해당 토지 가치만 2조 원이 넘는 만큼, 자칫 지분 소송이 장기화하면 사업 전체가 올스톱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합 측이 현대건설 협조를 얻어 지분을 돌려받으면서 이같 은 우려를 덜어냈다. 현장에서는 이번 지분 정리가 조합의 행정적 수완을 입증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정희 압구정수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3구역은 규모가 워낙 커 대지지분 리스크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조합이 단계별로 문제를 직접 풀어내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시장 우려를 하나씩 불식시켜 나가고 있다”고 했다.
압구정3구역은 최근 서울시 건축·경관·교통·교육·환경 등을 한 번에 심의받는 ‘통합심의’를 2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준비해 신청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재건축 진행 속도에 대한 조합원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압구정3구역의 토지 지분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아직 서울시와 IPARK현대산업개발 지분은 처리 방식이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등기 오류로 인한 토지 지분 정리가 필요해 보이지만 다른 단지 사례를 볼 때 이로 인한 사업 지연은 없을 것”이라며 협의를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현대건설 지분이 깔끔하게 해결된 것은 큰 산을 넘은 것”이라면서도 “남은 지분 정리까지 확실히 마침표를 찍어야 완벽한 ‘리스크 제로’ 단계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