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프랑스 파리 도심에 우뚝 솟은 마천루지만 까맣고 못생긴 외관으로 악명 높았던 ‘몽파르나스 타워’ 리모델링 계획이 전면 백지화됐다. 외부 마감을 통유리로 바꾸는 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면 파리 경관이 더 아름다워 질 것이란 기대감이 컸지만, 공사비 상승으로 총 8억유로(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자 건물 대주주들이 사업에 반대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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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파르나스 타워’는 1973년 준공한 최고 59층, 약 210m 높이 초고층 빌딩이다. 완공 당시 파리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1950~1960년대 유행했던 투박한 건축 양식인 브루털리즘(Brutalism)을 적용한 탓에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건물이란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실제로 건물 외관에 까맣고 칙칙한 색깔의 자재를 쓰는 바람에 ‘낭만의 도시’로 통하는 파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준공 후 약 50년 동안 못생겼다는 핍박을 받아온 ‘몽파르나스 타워’를 리모델링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2017년 국제 공모전을 통해 까만 외관을 투명한 통유리로 모두 교체하는 커튼월 설계를 비롯해, 최상층에는 럭셔리 호텔과 공공 정원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었다. 상층부 전망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상업용·오피스 공간인데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올해 3월 말 기준 입주자 전원이 모두 퇴거했다. 원래 9월 착공해 2030년쯤 완공이 목표였다.
하지만 2017년 계획이 첫 등장한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리모델링 공사 비용 때문에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투자 펀드, 보험 회사 등 건물을 공동으로 보유한 대주주들이 사업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 것. 특히 건물 지분의 약 30%를 보유한 프랑스계 자산운용사 LFPI가 리모델링을 더 이상 지원할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공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거나 아예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6억2400만유로(약 9500억원)였던 예산이 올해 3월 7억2770만유로(약 1조1200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공사 준비 과정에서 ‘몽파르나스 타워’ 내부에 석면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최종 예산이 8억유로(1조2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건물 주주들 간 소송전과 이해 충돌 논란까지 겹치면서 은행권은 자금 조달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몽파르나스 타워’ 리모델링 공사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지만, 공사 범위나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진행하자는 목소리도 여전히 있다. 공동 소유주 중 4명이 공동 성명을 통해 건물 미래를 위한 해결책을 마련하자고 나선 것. 이 건물이 파리 도심 경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파리 시장실 역시 “시 당국이 해당 지역이 미완성 상태로 남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