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무산될 뻔한 부산 해운대 70층 프로젝트…포스코 손잡고 살아나나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10.01 06:00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중동 1752번지 일대에 최고 70층 높이로 계획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예상 모습. /유퍼스트디벨로퍼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중동 일대에 70층 높이로 계획했다가 무산될 뻔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개발 사업이 다시 정상화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시행사가 이 현장에서 600억원 대위변제로 빠진 롯데건설 대신 포스코이앤씨를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공사가 확정될 경우 브랜드도 기존 롯데건설의 ‘르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로 변경될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사업 관계사 측에서 해당 사업지 명칭을 ‘오티에르 해운대’로 붙이고 사전 홍보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사업은 부산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 인근인 해운대구 중동 1752번지 일대에 지하 8층~지상 70층, 2개동, 총 642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시행사 유퍼스트디벨로퍼가 옛 제일장로교회 부지를 사들여 최고 48층, 총 495가구 단지를 지을 계획을 세웠는데, 인근 대로변 상가 및 대주자유아파트 부지를 추가로 매입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11월 부산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다. 총 사업비는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당초 이 아파트 시공사로는 롯데건설이 거론됐다. 롯데건설이 2022년부터 이 사업에 참여해온 만큼 시공권을 확보하고, 부산시 부동산 시장에서 핵심지로 꼽히는 해운대 입지를 고려해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던 것.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중동 1752번지 위치. /이지은 기자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유퍼스트디벨로퍼가 차입한 금액은 지난해 기준 총 2997억원이다. 특수목적법인(SPC)인 이터널중동캐슬제일차는 사업부지 담보신탁 우선수익자 중 최후순위인 4순위로, 유퍼스트디벨로퍼에 600억원을 대출해줬다. 롯데건설은 이 대출에 연대보증을 제공했고 SPC가 발행한 사모사채에도 지급보증을 섰다. 만기는 2026년 7월 17일이며 금리는 연 7.35%로 설정했다.

유퍼스트디벨로퍼는 지난해 브릿지론 만기를 기존 2027년 3월에서 2026년 7월로 앞당길 정도로 사업 진행에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만기일에 본PF 전환에 실패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아직 부산시 부동산 경기가 다 회복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현장 일대 아파트 주민들이 초고층 단지 개발에 반대하는 민원을 연쇄적으로 제기하면서 예상보다 인허가 절차가 늦어진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퍼스트디벨로퍼가 지난해 1년 동안 지출한 이자 비용은 185억원 정도다. 부지 매입을 위해 차입했던 약 3000억원에 대한 이자 금액인데 같은 기간 매출(5억7505만원)의 32배에 달한다. EOD로 후순위 연대보증을 제공했던 롯데건설은 계약대로 600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업계에선 사업이 앞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롯데건설이 대위변제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실제로 유퍼스트디벨로퍼가 이 현장을 청산하거나 부지를 공매로 뺏기는 대신 사업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특히 초고층 건물 시공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한 포스코이앤씨가 새 시공사로 거론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대형 시공사가 참여하면서 본PF를 새롭게 조성하면 기존 채권을 재조정하거나 상환할 재원을 마련할 여지가 있어서다. 현재 업계에선 현장 명칭으로 포스코이앤씨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오티에르 해운대’가 거론되고 있다. 앞으로 최고 70층 높이인 이 단지가 준공하면 해운대구 일대 스카이라인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은다.

다만 앞으로 양측이 실제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책임준공 여부 및 기존 채권 정리 등 여부를 확실하게 정리해야 사업이 본격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아직 시공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며 유관 부서가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인 단계”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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