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대형마트 떠난 4300평, 오프라인 '오늘의집' 온다…유통업 세대교체 신호탄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10.01 06:00

대형마트는 짐 싸고 온라인 플랫폼은 짐 푼다
홈플러스 분당오리점에 '오늘의집'…내년 4월開
"직접 만져보고 구매한다"

[땅집고]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이 오프라인 시장에 전격 뛰어들고 있다. /SNS


[땅집고] 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수익성 낮은 점포를 줄이는 사이,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이 그 빈자리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채우고 있다. 그 중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옛 홈플러스 분당오리점에 첫 대형 상설매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해당 공간 소유주 측과 임대차 계약을 막바지 협의 중이다. 보증금과 임대료, 계약 기간 등 주요 조건은 상당 부분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원상복구와 내부 공사를 거쳐 내년 4월 약 4300평 규모의 매장을 열 계획이다.

◇ 마트 자리에 ‘체험형 라이프스타일 공간’

홈플러스 분당오리점은 지하 1층을 주요 판매 공간으로, 지상 1층을 문화센터와 패션·잡화 매장으로 사용했다. 오늘의집은 이곳을 가구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단순 매장이 아니라 체험과 상담,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꾸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구·생활용품 쇼룸을 비롯해 식음료(F&B), 리퍼브 제품, 클래스, 팝업스토어, 인테리어 상담 등을 한곳에 모으는 식이다.

오늘의집의 오프라인 확장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해 7월 서울 북촌에 체험형 쇼룸을 열었고, 지난 3월에는 성남시 운중동에 ‘오늘의집 인테리어 판교라운지’를 열었다. 다음 달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인테리어 시공 상담센터를 개장한다. 오프라인 사업을 전담할 별도 법인 설립도 준비 중이며, 사내에는 40~50명 규모의 오프라인 진출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다.

[땅집고] 2025년 7월 16일 서울 종로구 북촌에 마련된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상설전시장(오늘의집 오프하우스)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선DB


[땅집고x단단홈즈x블루그라운드 휴면주택 활성화 사전 접수]

◇ 온라인 강자가 대형 매장을 여는 이유

오늘의집이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을 추진하는 데는 인테리어 상품의 특성이 작용한다. 가구와 소품은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색상·질감·크기 등을 판단하기 어려워 직접 제품을 확인한 뒤 구매하려는 수요가 있다는 것.

소규모 브랜드 입장에서도 개별적으로 쇼룸을 운영하려면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은 부담이 크다. 오늘의집이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한 공간에 모으면 브랜드는 별도의 매장을 내지 않고도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는 다양한 상품을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다.

사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버킷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3215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늘었다. 특히 인테리어 시공 거래 매출은 1년 만에 3.5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오프라인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은 과제다. 버킷플레이스는 오프라인 거점과 인테리어 시공, 글로벌 사업 등에 투자하면서 지난해 14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땅집고] 2026년 7월 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점의 모습./조선DB


◇ 폐점 마트 자리, 새 수요처 등장

오늘의집의 대형 매장 추진은 대형마트 업계의 점포 효율화와 맞물려 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폐점 대상 자가 점포 19곳을 2028년 2월까지 매각해 1조4192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매각대금으로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1조3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담보채권을 우선 상환하고, 담보권이 해제된 부동산을 활용해 추가 차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매수자를 찾는 일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는 만큼 경쟁사의 폐점 점포를 다시 사들여 출점할 유인이 크지 않다. 또 대형마트 점포는 규모가 크고 용도 변경이나 인허가가 까다로운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 플랫폼이 대형마트가 떠난 자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오프라인 유통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중심으로 유통시장이 빠르게 재편됐지만, 광고를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이 심화된 데다 온라인에서는 고객과 직접 접촉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통합 마케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보는 경험이 쌓이면 브랜드에 대한 기억과 충성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무신사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해 고객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면서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kso@chosun.com



화제의 뉴스

"집값 4억에도 자금출처 조사 나온다… 두 가지는 꼭 피해라"
"강남이 넓어지는 게 아니다"…삼전닉스 따라 뻗어가는 '뜻밖의 지역'
무산될 뻔한 부산 해운대 70층 프로젝트…포스코 손잡고 살아나나
대형마트 떠난 4300평, 오프라인 '오늘의집' 온다…유통업 세대교체 신호탄
"분당·평촌 제쳤다"…1기 신도시 중 재건축 속도 1위 '이 동네' [르포]

오늘의 땅집GO

"병원 동행에 칼도 갈아드려요" '착한 공약' 가양 2400가구 단지
건대 상권에 무슨 일이? 20년 지킨 롯데백화점 전격 폐점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