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덕 도시문헌학자 땅집고TV 인터뷰 ②
동탄 성공은 최초의 반도체 신도시이기 때문
수도권 집중은 안보 리스크…국회 세종 이전해야
서울 주택 공급 어려워, 경기도가 권력 역전
[땅집고]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관심사인 ‘확장 강남’ 개념과 관련 "삼성전자· 삼성전기·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대기업 공장은 예외 없이 한강을 넘지 않고 남쪽으로만 뻗어나가고 있다"며 "이 반도체 라인을 따라 판교·분당을 지나 천안·아산·청주 일부, 세종 일부까지 가늘고 길게 뻗어나가는 것이 확장 강남의 실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지난 28일 유튜브 땅집고TV에 출연해 "LG디스플레이는 한강을 넘어 파주로 가지만, 삼성과 SK는 한강을 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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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장 강남, 반도체 라인 따라 가늘게 뻗어 간다"
김 박사는 "강남이라는 권역 자체가 넓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집값과 관련 종사자 거주지가 판교·분당·광교·원천 등 동남쪽 방향으로 내려가고 있고 여기에 반도체 붐이 결합된 동탄 같은 도시가 탄생하고 있다"며 이를 '확장 강남'으로 정의했다. 그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SK하이닉스 공장이 경기도를 지나 이미 충청권까지 내려가 있다"며 "이는 권역이 넓어지는 게 아니라 교통망을 따라 가늘게 뻗어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경부고속도로, 지금은 KTX·SRT 라인을 따라가며 수원·용인·화성의 '삼각지대'와 이재용 회장이 지난 7월 강조한 천안·아산·온양 캠퍼스로 이어진다"며 "아산신도시는 개발 초기부터 삼성그룹과 함께 조성된 성격이 있는데, 일부 도시계획학자들은 이를 '특혜'로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삼성이 들어왔기 때문에 반도체가 들어오고 아산신도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이보다 동쪽으로 이천 부발, 청주(옛 LG반도체 부지를 인수한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등으로 뻗어 있다고 설명했다.
◇ “동탄은 ‘최초의 반도체 배후신도시’여서 성공한 것”
김 박사는 동탄신도시의 성공 요인에 대해 "삼성전자·삼성전기 본사가 있는 수원 동부, 기흥캠퍼스가 있는 용인 서쪽, 화성캠퍼스가 있는 '삼각지대'는 난개발이 심해 쾌적하게 살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이 지역 최초로 쾌적하게 계획된 반도체 배후 신도시가 동탄이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모델이 모든 지역에 그대로 적용되는 건 아니며, 앞으로는 평택이나 천안·아산 쪽으로 유사한 모델이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김 박사는 동탄 역세권 아파트값이 20억원까지 올랐다는 점을 언급하며 "동탄은 삼성이나 SK 관계자들이 살기엔 좋지만, 반도체 업계와 무관하고 전국을 다녀야 하는 저 같은 사람에겐 대중교통이 부실해 오히려 불편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가가 있으면서 투자 목적으로 산다면 동탄도, 강남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지만, 실거주 목적이라면 본인이 반도체 관계자인지, 친정·본가와의 거리 등 개인 상황을 따져야지 '동탄이 무조건 좋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서울 주택 공급 방안 있지만 안 해…경기도 인구 계속 늘어날 것”
김 박사는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과 안보상 위험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한국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점이 북한의 도발 유인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는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인구가 초집중된 러시아가 오히려 핵을 쓰기 어려운 것과 비슷한 안보적 취약성”이라고 설명하며 "이 때문에 정부가 세종시 완성에 의지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국회는 어떻게든 세종으로 가야 한다"며 "지방에 공공기관·부처가 있어도 국정감사 때는 결국 서울로 불려오니, 최소한 국정감사만이라도 세종에서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서울역과 용산 일대를 아파트로 채우고, 대법원·헌법재판소·국회까지 모두 세종으로 옮기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용산공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용산공원 부지가 원래 군부대 부지였던 만큼,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다고 녹지를 훼손하는 게 아니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서울 도심에)자본주의적으로 계속 (개발 밀도를) 올리면 주거 환경이 나빠지면서 자연히 사람들이 빠져나갈 텐데, 왜 이렇게 다들 강남을 사랑하고 주거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려 하시는지 이유는 다들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결국 그 반사이익은 결국 경기도가 가져갈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조만간 경기도 인구가 서울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주요 후보 다수가 경기도 연고 정치인이었다는 점도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