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단독]자사주 200억 사들인 이부진, 5개월 만에 81억 물렸다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9.29 10:29 수정 2026.09.29 10:35

호텔신라 주식 200억 매수한 이부진 사장
주가 40% 폭락에 81억 평가손실
4만원선도 붕괴 위기

[땅집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연합뉴스



[땅집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2011년 대표이사 취임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200억원대 사재를 털어 회사 주식을 사들였으나, 5개월 만에 80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매수 당시 6만원대 후반이었던 호텔신라 주가가 CEO의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4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28일 종가 기준 4만400원에 거래됐다. 이 사장은 지난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사들인 30만주의 평균 매수가는 6만7471원이다. 이 사장이 주식 매수에 실제 투입한 금액은 202억4130만원이다. 28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 사장이 보유한 호텔신라 주식의 평가액은 약 121억원이다. 매입 원금과 비교하면 약 81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매수가 대비 주가는 약 40.1% 하락했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 대표이사에 오른 2011년 이후 약 15년간 회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3월 26일 호텔신라 주식 47만주를 약 200억원 규모에 매수하겠다고 공시했다. 매수 목적은 책임경영 강화였다.

당시 계획은 4월 27일부터 5월 26일까지 한 달간 장내에서 47만주를 매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매일 10만주씩 총 30만주를 매입했다. 주가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매수 물량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매수금액은 당초 계획보다 소폭 늘어난 약 202억원이었다.

매입 당시 호텔신라 주가는 6만원대 중반이었다. 이 사장의 주식 매수 사실이 알려진 4월 29일에는 장중 7만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4만원대로 떨어졌다. 이 사장이 매수한 주식이 40% 넘게 하락하면서 당초 강조했던 ‘책임경영’의 상징성은 퇴색하고 오히려 주가 부진이라는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사장의 주식 매수 직후에는 증권가에서도 호텔신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4000원으로 올렸고,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매수로 바꾸면서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했다.

[땅집고] 서울신라호텔 전경./호텔신라


호텔신라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2조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8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억원)보다 13배 넘게 늘었다.

실적 반등에도 증권사들은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췄다. 호텔신라 주가 약세에는 면세점 사업의 부진과 수익성 개선 속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흥국증권은 29일 방한 외국인 증가에도 면세점 매출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내렸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방한 외국인의 급증이라는 긍정적인 영업환경에도 면세점 매출 증가는 제한적인 수준”이라며 “실적 개선과 함께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병행돼야 본격적인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4만원선이 깨질 경우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더불어 경영진의 부담도 더욱 커질 것이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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