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엔 없는 매력"…'제2의 성수동'과 3기 신도시 투자 지도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6.09.29 06:00

공항철도 홍대입구역과 2호선 라인에 외국인 쏠려
성수동 상권, 건대입구로 확장 여부에 관심
"남양주 개발 여지 많아"…통큰 개발 제안도

[땅집고] 김시덕 도시문헌학자가 '땅집고 TV'에 출연해 서울 도시 구조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땅집고


[땅집고]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는 서울의 공간 구조와 관련 “서울은 원래 4대문, 영등포, 강남의 3핵 구조였지만, 최근 4대문 지역과 영등포 지역이 하나로 결합되면서 서울의 중심이 세 개에서 두 개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서울대 규장각 HK(인문한국) 교수 등을 지낸 역사학자·도시문헌학자로,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등의 저서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도시 역사 연구와 답사 경험을 살린 그의 견해들이 부동산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중이다.

김 박사는 최근 유튜브 땅집고TV에 출연해 ‘제2의 강남이 될만한 지역’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박사는 이런 서울 강북·도심권역에 대해 “용산과 여의도가 결합하고, 배후로 서대문·마포가 자리하는 구조”로 설명하며 “이곳에는 강남에 없는 매력, 즉 여러 대학들과 외국인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요소, 영종도부터 이어지는 공항 배후도시 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 “외국인 관광객은 공항철도·2호선 접근성에 주목한다”

김 박사는 최근 명동·성수동 등 강북 상권이 뜨는 이유로 대학과 외국인 관광객을 꼽았다. 그는 "강남의 최대 약점이 교육이다. 대학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대학은 영원히 젊음을 가지고 있고 이게 외국인을 끌어들이는 힘"이라며 "외국인이 늘면 땅끝 마을도 부활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홋카이도는 호주인들이 마을을 통째로 사들여 스키 시즌마다 장기 체류하면서 집값이 도쿄급으로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홍대 상권의 확장을 예로 들며 "원래 서북부 중심은 신촌·이대였는데 이제 거의 소멸 단계고, 홍대입구가 대학·젊음의 문화에 공항철도까지 결합하면서 모든 걸 흡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종도부터 마포로 이어지는 라인은 기본적으로 공항 도시권이고, 그 결절점이 홍대입구"라며 "이 매력은 강남엔 없다. 또 강남은 땅이 울퉁불퉁한 반면 마포는 저습지라 평평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송파구 잠실이나 서초구 잠원·반포를 높게 보는 것도 평지이기 때문이고, 반대로 압구정·학동처럼 가파른 지역은 외국인들이 힘들어한다"고 덧붙였다.

성수동 다음으로 뜰 상권을 묻는 질문에는 “핵심은 대중교통과 자동차 접근성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느냐”라며 "지하철 2호선이 그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쿄의 야마노테선이 서울 2호선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이곳을 보면 100년 주기로 유행이 도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문래동은 성수동처럼 과거 공업지대였던 곳은 붉은 벽돌 창고가 많아 활용도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경리단길처럼 2호선에서 벗어난 곳은 임대료 상승과 함께 꺾이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 박사는 “성수 상권이 앞으로 확장하려면 이미 중국인 상권이 어마어마하게 형성된 건대입구를 뚫어야 한다”며 "이를 뚫으면 성수는 홍대처럼 확정적 상권이 되겠지만, 못 누르면 제한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외국인들이 을지로·종로 일대를 초기에 발견했던 것처럼, 최근에는 중구·광진구 쪽으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전했다.

[땅집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 연무장길에 방문객이 몰려 있는 모습./땅집고 DB


◇ “1기 신도시, 낙후도와 시장 순리대로 이뤄질 것”

1기 신도시 재건축과 관련해 김 박사는 "'통합 재건축'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수익성 나는 순서, 즉 시장 순리대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압구정 현대나 대치동 등 강남 재건축 단지를 일산·분당이 앞지를 수 없듯, 1기 신도시 안에서도 분당·평촌이 산본·중동보다 빠르게 갈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통합을 강조해도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정치적 아젠다에 가까운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도에 따른 속도 차이도 짚었다. 김 박사는 "1기 신도시를 하나로 묶지만 한강 이북의 일산과 이남의 나머지 네 곳은 위험도가 다르다"며 "일산은 연약지반 문제가 잘 알려져 있고, 산본은 산지 지형이라 공사비가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빠를 곳은 강남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만들어진 '확장 강남'인 분당과 평촌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최근 인천 송도 아파트 베란다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한국 부동산은 사고를 금세 잊어버리는 특성이 있지만, 노후 단지의 안전 문제는 결국 재건축 속도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3기 신도시 중에선 왕숙·진접이 가성비 좋아"

김 박사는 3기 신도시 평가에 대해 "1기 신도시 중 가장 성공한 판교·동탄도 성공 요인은 서로 다르다"며 "동탄은 반도체 벨트를 겨냥한 최초의 특구여서 성공했고, 판교는 흔히 IT기업 유치 덕분이라고 오해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신도시보다 서울(말죽거리)에 가깝다는 입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3기 신도시 중 "창릉, 부천 대장, 하남 교산 세 곳은 확실한 성공 후보"라며 "왕숙·진접은 8호선·9호선 연장 호재를 감안하면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흥 광명, 의왕·안산, 화성 진안 등은 생활권으로서의 정체성이 애매하고 군사시설 등 개발 제약도 있어 애매한 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박사는 최근 발표된 남양주 와부 택지 등을 두고 "남양주는 워낙 넓어 개발 여지가 많은 지역인데, 이번 발표는 규모가 작다"며 "8·13 대책처럼 찔끔찔끔 발표할 게 아니라, 정부가 전국 단위로 통 크게 4기 신도시를 발표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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