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거북섬이나 반달섬이나 도찐개찐입니다. 분양가 9억원이 10개월 만에 6억원이 됐어요.”
지난해 5월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안산·시흥 일대에서 진행한 ‘거북섬 프로젝트’와 관련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당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거북섬은 물론이고 함께 조성한 반달섬까지 사실상 유령 도시처럼 방치됐다며 “이재명표 행정의 초대형 실패작”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로 반달섬에 완공한 주거 단지에 살고 있다고 밝힌 네티즌 후기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반달섬 개발이 더뎌 밤에는 불빛 없이 깜깜하고, 집값이 분양가보다 낮아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반달섬은 거북섬과 함께 '시화MTV(Multi Techno Valley) 사업'으로 조성한 총 6만8000㎡ 규모 인공섬이다. 두 섬 모두 시화호 북쪽 간석지를 개발해서 만든 섬으로, 시화MTV 산업단지의 주거 배후지에 속한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이 곳을 관광, 상업, 문화를 결합한 해양레저거점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문제는 두 섬이 ‘생숙밭’으로 전락해버린 것.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20~2021년 정부가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면서 반달섬과 거북섬에는 이를 우회하는 비규제 수익형 부동산인 생활숙박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자체가 이 생숙에 인허가를 무분별하게 내주면서 공급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정부가 생숙에 이행강제금 부과 등 규제에 나섰고 단지마다 미분양 및 계약 포기가 적지 않았다. 지금까지도 분양가보다 낮춰서라도 매도하려는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물이 수두룩하다.
이런 반달섬 일대 단지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집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언론에서 유령도시라고 지적하는 거북섬이나 반달섬이나 도찐개찐(서로 비슷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의 무지함으로 들어온 것 자체가 잘못이지만, 10개월 정도 거주한 결과 여기 발전되려면 내가 이승을 떠날때 쯤 발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배민(배달의민족 서비스)은 기대도 하지 마시고, 카페는 오후 7시부터 문을 닫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 일대에 갖춰진 생활 인프라가 아직 부족해 저녁만 되어도 깜깜하고 국내에서 흔한 배달 서비스조차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A씨는 “또 차가 없으면 살 수 없고, 한국인이 별로 없어서 귀하다”며 “가장 중요한 건 분양가 9억원에 분양받았는데 집값이 10개월만에 6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것만으로도 나는 저승과 가까운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하필 첫 부동산 투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나와바리였다”고 한탄하며 글을 마쳤다.
실제로 반달섬에 2024년 입주한 총 284실 규모 ‘반달섬루미니’의 경우 과거 5억원 중반대에서 6억원 중반대에 분양했다. 지난해 8월 전용 84㎡20층 호실이 6억4238만원에 팔렸는데, 현재는 최저 3억9900만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분양가 대비 3억원 정도 낮아진 금액이다. 인근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인테라스’ 역시 현재 3억9200만원에 등록된 전용 96㎡ 매물 소개에 ‘남동향, 마이너스 1억3500만원’이라는 홍보 문구가 붙어있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도 반달섬, 거북섬에 진입했다가 피해를 본 경험을 쏟아내고 있다. 댓글창에선 “거북섬에서 장사한 사람이다, 1년 하다가 빚만 지고 탈주했다”, “그나마 (시화호) 뷰 보는 맛에 산다”, “한 편의점에 들어갔더니 사장님이 사람 보고 놀란 눈빛으로 어서오라면서 정말 친절했다, 아름다운 동네로 느껴졌는데 사람이 너무 없고 분위기가 한산하고 음침했다”는 등 반응이 눈에 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