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부동산 리포트] ②
강동구 1만5000가구 신축 단지별 전망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둘째 주(14일 기준) 주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올랐습니다. 전주(0.19%)보다 오름폭은 조금 줄었지만, 올해 누적 상승률은 7.79%로 지난해 같은 기간(1.66%)의 4.7배에 이릅니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3.77%도 이미 크게 넘어섰고, 전세난이 심했던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최근 2년간 서울 25개 자치구가 모두 오른 가운데 강동구가 19.00%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강동구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 정비구역 지정,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016~2021년을 전후해 고덕동과 상일동의 시영·주공아파트들이 신축 단지로 탈바꿈한 뒤 한동안 멈춰 선 듯했던 강동구 재건축 시계가, 이제 명일동을 새 무대로 삼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셋값 폭등, 진앙은 학군지였다
8·3대책 이후 서울 상급지의 매매 시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에도 전세 시장은 상승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도 높은 역세권·대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와 상승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4일 기준)까지 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누적 7.79% 올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의 약 4.7배이고, 지난해 연간 상승률 3.77%도 이미 크게 넘어섰습니다.
전세 가격 상승은 단순한 임대료 문제가 아니라 실수요가 어디로 몰리는지를 보여주는 선행 지표이기도 합니다. 정주 여건이 좋은 역세권, 학교와 학원 접근성이 뛰어난 학군지, 대단지 선호가 뚜렷한 지역일수록 전세 수요가 먼저 움직입니다. 강동구에서는 이 흐름이 암사동과 명일동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덕지구 이후 멈췄던 시계, 명일동으로 옮겨가다
강동구 재건축의 첫 번째 무대는 고덕지구였습니다. 고덕동과 상일동 일대 시영·주공 아파트들이 차례로 재건축을 마치면서 강동구의 저층 노후 단지 정비는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신축 공급이 마무리된 뒤에는 다시 공급 부족이라는 숙제가 남았습니다. 서울시와 강동구 입장에서도 새로운 정비 대상지가 필요했습니다. 그다음 후보로 떠오른 곳이 명일동입니다.
7월 강동구는 명일동 일대 12개 재건축 추진단지를 대상으로 ‘더빠른 재건축재개발 협의체(TF)’를 출범시켰습니다.
l 삼익그린2차
l 삼익맨숀
l 고덕현대
l 명일신동아
l 명일한양
l 고덕주공9단지
l 명일우성
l 삼익파크
l 상일동 빌라단지
l 고덕삼환
l 삼익그린11차
l 명일삼환
제도적 정비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1970~80년대 지정된 아파트지구 14곳을 지구 단위 계획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암사·명일 아파트지구는 지난해 11월 26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지구 단위 계획 구역으로 전환됐습니다.
이 구역 안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삼익그린2차 일대는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기준 용적률 230% 이하, 상한 용적률 300% 이하로 관리하면서 중·저층 스카이라인을 유도하는 방향이 잡혔습니다. 여기에 고덕택지, 즉 고덕동·명일동 지구단위계획 결정도와 명일신동아아파트 특별계획구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까지 더해지면서 용적률 체계 정비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명일동 상업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열람공고도 예정돼 있습니다. 주거지뿐 아니라 상업용지 개발 지침까지 함께 정비됩니다. 고덕택지지구와 명일동 상업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은 올 하반기 확정 고시될 예정입니다. 서울시가 신축 공급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계획 수립 절차가 빨라진 점도 명일동 재건축에 속도를 붙이는 요인입니다.
2026년 7월 23일 명일우성이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되며 고덕현대, 명일신동아,고덕주공9단지,명일한양,명일우성5개 단지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습니다.
◇고덕역 상업지를 낀 ‘명일 4인방’
명일동 재건축의 핵심 축은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역세권 상업지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네 개 단지입니다. 이른바 ‘명일 4인방’입니다. 고덕현대, 명일신동아, 명일한양, 명일우성이 그 주인공입니다. 네 단지는 모두 1986년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을 채운 노후 아파트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중 고덕현대와 명일신동아는 명일동 신통기획의 선두 그룹입니다. 지난 4월 22일 나란히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습니다. 절차상 본격적인 재건축 단계로 들어섰습니다.
고덕현대는 원래 인접한 명일신동아와 통합 재건축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후 신속통합기획 과정에서 개별 재건축을 기본 방향으로 삼되, 단지 간 합의가 있을 경우 일조 제한 등 일부 건축 규제를 완화해주는 방식으로 정리됐습니다. 계획안에 따르면 법정상한용적률 299.97%를 적용해 최고 49층, 952가구 규모로 탈바꿈합니다. 이 가운데 30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 6월 추진위원회 사무실 개소식을 열고 조합 설립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명일신동아의 가장 큰 강점은 고덕역과 가장 가까운 입지입니다. 향후 9호선이 개통되면 기존 5호선과 만나는 더블 역세권으로 격상됩니다. 이 때문에 4인방 가운데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에서 선호도가 높은 단지로 꼽힙니다. 재건축 후에는 최고 49층 947가구 규모가 되며 일반분양 물량은 242가구입니다.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완료하고 7월 11일 주민총회를 열고 설계자와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등 조합 설립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명일한양은 4인방 중 유일하게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받은 단지입니다. 2028년 개통 예정인 9호선 한영외고역이 단지 바로 앞에 들어서는 입지가 반영됐습니다. 이에 따라 법정상한 300%를 넘어 최대 340%까지 용적률을 인정받았습니다. 그 결과 최고 49층, 1087세대 규모로 재건축되며 추정비례율도 95.58%로 제시됐습니다. 사업성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하였습니다. 명일한양은 지난 4월 29일 정비계획안 주민공람을 시작했고, 6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며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마쳤습니다. 이어 6월 26일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습니다. 7월 정비구역 지정고시가 완료 되었습니다.
명일우성은 네 단지 중 출발은 가장 늦었습니다. 그러나 7월 23일 정비 구역 고시되어 최고 49층, 997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며 이 가운데 공공 주택 130가구가 포함됩니다. 특히 단지 중앙에 동서 방향 보행 축을 새로 내고, 명원초등학교 통학로를 안전하게 정비하는 내용이 눈에 띕니다. 9호선 연장 고덕역 연결 동선도 반영 되었습니다.7월 4일에는 예비 추진 위원장 선출을 위한 주민 총회를 열고 선거를 통해 예비 위원장을 선출했습니다.
◇9호선이 완성하는 1만5000가구 벨트
명일동 재건축의 파급력은 ‘명일 4인방’에 그치지 않습니다. 명일동 대장주로 꼽히는 삼익그린맨션2차는 2021년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고8월 19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수정가결되어 기존 2400가구에서 최고 45층, 3420가구 규모로 몸집을 키우는 재건축을 추진 중입니다. 9월에는 소규모 지하안전영향평가 업체 선정 입찰을 진행 하였습니다. 대단지로 사업규모가 받춰주고 입지까지 좋아 주목받는 단지 입니다.
명일동 257번지 일대 고덕주공9단지도 재건축을 추진합니다. 기존 1320가구에서 공공주택 202가구를 포함한 1861가구, 최고 49층 규모로 바뀔 예정입니다. 7월 2일 정비구역이 지정완료되었고 8월에는 추진위원회가 승인되었습니다. 9월에는 조합관련 실무채용 및 자금관련 공고등이 올라오는 등 구체적인 단계로 진행되며 올해 사업진척이 상당히 빨라졌다는 평가는입니다. 대명초등학교 통학 동선을 고려해 단지를 가로지르는 보행축을 새로 만들고, 9호선 한영외고역과 이어지는 생활권 이동 체계를 반영한 점이 특징입니다.
명일동 삼익가든맨션아파트는 7월2일 열개동 가운데 5동을 사업에서 제외하고 아홉개동을 재건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제13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통합심의를 통과하고 10일 사업시행계획안을 제출하며 일몰제를 벗어나고 사업진행에 급물살을 탔습니다. 1984년 준공된 이 노후 단지는 기존 768가구에서 공공주택 104가구를 포함한 990가구, 최고 39층 규모로 탈바꿈합니다. 시공사는 써밋브랜드로 대우걸설입니다. 인접한 삼익파크 재건축 부지와 연계해 7100㎡ 규모의 근린공원, 약 11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 작은도서관, 지역문화센터 등 생활 인프라도 함께 조성될 예정입니다.
명일삼환은 기존 306가구에서 재건축 후 584가구 규모로 바뀌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입니다.명일삼익그린11차는 기존 152가구에서 247가구로 늘어나는 소규모재건축 사업으로, 5월 26일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조합설립 을 준비중입니다. 명일중앙하이츠는 471가구 리모델링, 명일현대는 255가구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바로 옆 길동에서도 정비사업이 이어집니다. 삼익파크는 대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앞세워 최고 35층, 1384가구 규모로 재건축됩니다. 지난 3월 관리처분인가를 마쳤고, 7월 1일부터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목표 입주는 2031년입니다. 강동구에서 진행중인 재건축 중 현재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이 모든 사업이 마무리되면 명일동과 길동 일대에는 약 1만3300가구 규모의 신축 주거지가 형성됩니다. 여기에 인근 상일동 빌라단지 통합 재건축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1만5000가구에 육박합니다. 상일동 통합 재건축은 현대·삼성·우성·효성·대림 등 5개 단지를 묶어 1513가구 규모로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명일동, 길동, 상일동을 잇는 거대한 신축 주거 벨트가 만들어집니다.
명일재건축벨트의 가치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은 교통망입니다. 지하철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은 중앙보훈병원역에서 고덕강일1지구까지 4.1㎞ 구간에 정거장 4개를 신설하는 사업입니다.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며, 완공되면 명일동에서 강남권까지 20분대 이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은 대체로 지상 12~15층에 머물러 있는 명일동의 스카이라인이 재건축 이후 40~49층으로 바뀌는 만큼, 신축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학원가와 학교가 그리는 명일동 10년
명일동의 미래를 가늠하게 하는 또 다른 지표는 학군입니다. 명일동 학원가는 배재중학교, 한영중·고등학교, 한영외고 등이 밀집한 입지를 바탕으로 중·고등학생 대상 대형 학원들이 자리 잡아 왔습니다. 반면 초등학교 학군은 상대적으로 약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명원초등학교는 한 학급 인원이 17~21명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노후 단지가 재건축을 앞두고 있고, 실제 거주 인구가 줄어드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인근 하남·미사 지역 학생들까지 명일동 학원가로 몰려들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흐름이 다소 옅어졌습니다. 오히려 잠실 학원가로 원정 통학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 지역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입니다.
다만 이를 단순한 쇠퇴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명일동 학원 인프라가 외부 수요보다 지역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또한 재건축이 완료돼 4인방과 주변 노후 단지들이 신축 대단지로 바뀌면, 지금은 얇아진 초등 학군 수요가 다시 두꺼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명일우성과 고덕주공9단지 정비계획에는 각각 명원초등학교와 대명초등학교 통학로를 정비하는 내용이 반영돼 있습니다. 서울시 역시 이 지역의 학령인구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교육제도 변화도 변수입니다. 고교학점제와 지역의사제 도입 등 입시 제도 변화는 학교 규모와 교육 인프라에 대한 선호를 서서히 바꿀 수 있습니다. 대형 학교, 다양한 과목 선택권, 안정적인 통학 동선, 학원 접근성 등이 학군 프리미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9호선 개통으로 대치동 학원가 접근성이 개선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광역 직주근접 수요까지 유입되면 명일동의 학군·주거 지형은 지금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에 다룰 상일동의 경우 이미 신축 수요 유입으로 초등학교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명일동 역시 재건축 이후 비슷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리스크
명일동 재건축의 미래를 가늠할 때 참고할 만한 선례가 있습니다. 하나는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입니다. 대규모 재건축 단지가 입주하면서 주변 시세와 생활권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준 대표 사례입니다. 또 하나는 상일동입니다. 과거 노후 주공단지 밀집 지역이었던 상일동은 재건축 이후 고덕그라시움, 고덕아르테온, 고덕센트럴아이파크 등 신축 대단지 중심의 주거지로 바뀌었습니다. 명일동 역시 교통, 학군, 재건축 규모가 맞물리면 비슷한 재평가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다만 기대감만으로 접근하기에는 아직 변수가 적지 않습니다. 명일동 재건축은 단지별로 진행 속도가 다릅니다. 이미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곳이 있는가 하면, 정비구역 지정을 막 마친 곳도 있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단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판단의 출발점은 개별 단지의 사업 단계와 예상 기간을 정확히 확인해야합니다.
특히 아직 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단지는 상가 소유주와의 이해관계 조정, 주민 동의서 징구, 정비계획 재심의, 사업비 증가, 공사비 협상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 재건축은 속도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의율, 사업성, 시공사 선정, 금융비용, 분담금, 인허가 리스크가 맞물리는 장기전입니다.
따라서 지금 명일동을 볼 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호재 나열이 아닌 9호선 연장, 학군 수요, 신축 공급 부족, 서울시 정비정책, 고덕·상일동 재건축 선례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살펴봐야 하고 동시에 단지별 사업 추진 동력과 리스크를 냉정하게 따져야 합니다. 표면적인 시세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단지가 실제로 끝까지 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합원 부담과 사업 기간을 얼마나 관리할 수 있는가 입니다.
명일동은 이제 강동구 재건축의 다음 무대가 됐습니다. 전셋값 상승은 그 신호탄이고, 9호선은 촉매이며, 학군과 신축 수요는 장기적인 버팀목입니다. 다만 모든 단지가 같은 속도로, 같은 사업성을 갖고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명일동 재건축을 바라보는 눈은 기대와 신중함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강동구청의 의지도 강하고 참여 조합의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성패는 결국 단지별 실행력과 리스크 관리에서 갈릴 것입니다. /글=이주현 월천재테크 대표(부동산학 박사), 정리=김나영 기자
※월천재테크 이주현 박사(필명: 월천대사)는 『나는 부동산으로 아이 학비 번다』의 저자이자, 언론사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며 각종 재테크쇼와 강연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풍부한 현장 투자 경험과 학문적 전문성을 겸비한 부동산·재테크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