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집값마저 '뒤늦은 키 맞추기'
수도권 실수요자 조급함 커져
"평탄화라더니 진입 장벽만 높아져"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의 ‘집값 평탄화’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인천 송도에서 자금이 한정된 실수요자들이 6억~7억원대 아파트로 대거 쏠리면서 이른바 ‘영끌 매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데, 조급함이 커진 실수요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수도권 외곽 집값까지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강남은 내리고 외곽은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청와대는 해당 발언이 가격 변동 추이를 설명한 것이라며 해명했지만,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집값 평탄화가 아니라 내 집 마련 기회의 초토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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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6억~7억 아파트까지 들썩
인천의 대표 상급지인 송도국제도시에서도 입지·가격별 거래 격차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핵심 입지의 신축·고급 단지는 이미 가격이 크게 올라 일반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송도 내 핵심 단지로 꼽히는 ‘송도더샵파크애비뉴’나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 등은 전용면적 84㎡ 시세가 13억~15억원, 40평형대는 17억원 수준에 달한다. 최근 3개월간 거래량은 힐스테이트송도더스카이가 7건, 송도더샵파크애비뉴가 12건에 그쳤다.
반면, 6억~7억원대에 매수할 수 있는 준신축 대단지에는 매수세가 대거 몰리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송도 내 거래량 상위 단지는 ▲‘e편한세상 송도’(54건)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40건) ▲‘송도 SK뷰’(36건) 등이 차지했다. 가구 수를 고려하더라도 핵심 고가 단지와 비교해 확연히 많은 거래량이다.
이들 단지는 준공 10년 차 안팎의 준신축이면서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가격 경쟁력을 갖춰 실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 59㎡의 경우 이달 7억 4400만 원에 거래되며 올해 초 대비 1억 원가량 상승했다. 송도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 아니면 가성비 아파트마저 못 산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천 연수구 아파트값은 0.87% 상승했다. 수년간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해당 지역 집주인들은 거래가 활성화되자 호가를 올리며 “뒤늦은 키 맞추기가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실수요자 조급함 커져
이 같은 송도의 매수세 집중은 서울 및 경기 주요 지역의 집값 급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서울에서는 전용 59㎡조차 10억 원을 넘어서는 지역이 급증했고, 경기 주요 지역까지 시세가 오른 상황이다. 서울에선 강남 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최고가 거래 지역은 숨고르기에 들어간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의 15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는 거래량이 늘며 매매가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경기 주요 지역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집값 평탄화’ 발언이 오히려 실거주자들의 조급함을 부추겨 외곽 지역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강남은 내리고 외곽은 오르는 평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도 외곽 지역 집값 상승에 대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심리가 송도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수세를 끌어올렸고, 상승 분위기가 경기 일부 지역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