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대표 올 상반기 보수 81억원
금융권 CEO 중 1위, 4대 금융지주 회장보다 많아
카카오 노조 "경영진에만 보수 편중" 한때 총 파업 예고
최대 실적에도 성장성 물음표…주가는 공모가 반토막
[땅집고]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대표가 올해 상반기에만 80억원 넘는 보수를 받아 이 기간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중 '연봉 킹'에 올랐다. 상반기 회사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노조가 '경영진에만 치우친 성과 보상'을 이유로 창사 이래 첫 5일에 걸친 총파업을 예고하며 윤 대표의 고액 보수 수령이 머쓱해진 모양새다. 윤 대표 재임 11년째를 맞는 현재 카카오뱅크 주가 역시 공모가의 반 토막 수준에 머물러 있어 윤 대표의 '나 홀로 돈벼락'을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금융지주 대비 순이익 10%인데…CEO 연봉은 10배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올해 상반기 총 81억7500만원을 수령했다. 이 기간 보수 액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53억9900만원)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19억2200만원)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6억5000만원) 등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을 훌쩍 뛰어넘는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는 328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4% 오른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는 각각 3조8000억원·3조4000억원대, 하나금융지주가 2조4000억원대 순이익을 냈다. 카카오뱅크는 이들 대비 회사 수익 규모가 10분의 1 수준인데도 훨씬 더 많은 보수를 CEO에게 안겨준 셈이다.
윤 대표의 연봉 대박은 오래 전 받아 둔 스톡옵션에 따른 인센티브 덕이다. 그는 상반기 카카오뱅크로부터 급여로 3억4900만원, 상여금은 5억3600만원을 받았으며 이 기간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72억9000만원에 달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부여 받은 스톡옵션인 고객 1300만 명과 세전이익 1300억 원 달성을 조건으로 한 장기 성과 보상이었다"며 "현재 회사가 고객 수와 수익성 모두에서 당시 목표를 크게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 ‘연봉 킹’을 바라보는 직원·주주 시선은 ‘싸늘’
윤 대표는 당장 자신의 성과 보상을 둘러싼 노조의 반발을 진정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카카오뱅크 노조는 지난 7월 31일 창사 이후 첫 파업을 벌인데 이어, 8월 12일 준법투쟁, 8월 14일 2차 전면파업을 거쳐 8월 31일부터는 5영업일 연속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 파업은 노사가 연봉 5.6% 인상과 스톡그랜트 100주 지급, 타결금 500만원 등으로 타협하면서 철회됐다. 하지만 상반기 4대 금융지주 회장을 훌쩍 뛰어넘는 연봉을 받은 윤 대표가 직원들의 성과 보상 요구에 대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노조의 주된 불만은 카카오뱅크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성과 보상이 경영진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3516억원과 순이익 3280억원을 달성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2022년 3531억원에서 지난해 649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는 7000억원을 바라본다. 천강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조합원은 “올해 상반기 윤호영 대표 한 사람에게 81억원이 넘는 보상이 이뤄졌다”며 “회사를 성장시킨 구성원들의 성과 배분 요구에는 비용 문제부터 꺼내고 있다”고 했다.
윤 대표의 ‘연봉 대박’을 곱지 않게 보는 또 다른 시선은 주주들로부터 나온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22일 현재 2만원대로, 2021년 상장 당시 공모가 3만9000원보다 40% 이상 하락했다. 지난 1년동안의 주가 수익률 역시 -14%로 올해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하나·신한·KB등 금융지주 주가가 50~60%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뱅크의 지지부진한 주가는 결국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는 최대 실적 속에서도 플랫폼 수익이 494억원으로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발간한 리포트에서 “대화형AI 서비스 누적 가입자 수 500만명으로 고객 기반 확대는 긍정적이나 향후 관건은 고객의 실질적인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플랫폼 부문) 수익화 솔루션 제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