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자락에 약 20년 동안 방치돼있던 유령 건물 ‘육(肉)타운’이 오는 10월 베이커리 카페로 재탄생한다. 동두천시가 방송사와 손 잡고 약 46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나서면서다. 체질을 개선한 육타운이 앞으로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동두천 17년째 방치된 육타운…지역 대표 흉물
육타운은 2012년 경기 동두천시 상봉암동 일대 소요산 입구 2만1200여㎡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들어선 축산물 전용 상가다.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가 축산 농가에게 안정적 소비처를 제공하겠다며 육타운을 지을 땅을 공모했는데, 동두천시가 여기 참여해 유치해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동두천시는 육타운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도내에서 생산한 고품질 쇠고기를 사려는 소비자가 몰려들면서 이 건물이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였다. 육타운 사업비로는 국비 40억원, 도비 30억원, 시비 120억원 등 총 19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정반대였다. 매일 소요산을 찾는 중장년층 등산객은 적지 않지만, 쇠고기를 구입하려 산자락까지 방문하는 일반 수요자들은 거의 없어 유령 건물 신세가 된 것. 최초 개점 시점까지만 해도 육타운에 지역 농축협을 비롯한 대형 출산업체 5곳이 입점했다. 그러다 약 1년여 만인 2013년부터 각 매장이 줄줄이 퇴거했고, 2020년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던 업체까지 떠나면서 빈 건물로 전락했다.
동두천시는 입점 업체들에게 매출액의 7%를 임대료로 받았다. 이렇게 2012년~2020년 육타운에서 거둬들인 수입이 총 7억5600만원인데, 인건비 등 지출 금액이 9억7900만원으로 이를 뛰어넘으면서 적자 행진을 면치 못했다. 한 마디로 애초에 수요조사가 잘못됐다는 얘기다.
개장 초기 동두천시가 육타운 입점 문턱을 높였던 것도 건물 활성화 실패 요인으로 지적됐다. 준공 후 10년 동안 브랜드 육만 판매하고, 과거 3년 동안 브랜드 운영 사업을 지원받은 경영체 혹은 특허청에 상표 등록된 브랜드 경영체여야 한다는 등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를 충족하는 업체가 적었다. 결국 동두천시는 개장 3년 만에 조건을 낮춰 일반사업자 입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공실을 채우기 위해 쇠고기 외에 돼지고기/닭고기를 포함해 한약재 업체까지 들이는 바람에 건물 정체성까지 모호해졌다.
◇46억 추가로 들여 베이커리 품은 문화공간으로
그동안 동두천시는 혈세 190억원을 들여 지은 육타운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했다.
2020년 최용덕 전 동두천시장의 경우 육타운 부지에 카라반 100대를 설치해 체류형 관광이 가능한 글램핑 성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소요산을 끼고 있는 만큼 친환경 문화 공간으로도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였다. 하지만 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1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2023년에는 육타운을 세계음악박물관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등장했다. 건물 인근에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이 있는 점을 들어, 이 곳에서 음악 콘텐츠를 다루겠다는 것. 하지만 이 사업 역시 추진 동력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개장 17년 만인 올해, 동두천시가 육타운 리모델링 작업에 드디어 착수해 지역 사회 주목이 쏠린다. 한 공영방송사가 지역 재생 프로젝트를 콘텐츠로 하는 프로그램을 방영 중인데, 방송사와 업무 협약을 맺고 육타운을 식음료(F&B) 매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
육타운 리모델링 공사는 올해 5월 12일 착공해 오는 9월 완공할 예정이다. 실제 개장은 10월 24일부터다. 1층에는 관광안내센터를 비롯해 족욕장, 카페,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2층에 베이커리 관련 점포를 배치할 계획이다. 리모델링 사업비로는 총 46억원을 투입한다. 이 중 도비가 약 10억원이며 나머지는 시비로 충당한다.
동두천 공원녹지과 팀장은 “현재 육타운에 베이커리 제품을 납품할 업체를 모집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10월 초부터 총 세 차례에 걸친 프로그램 방영이 모두 끝난 뒤 바뀐 육타운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