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닥 어르신 돌봄학교', 마포구 성산동에 직영 1호점開
어르신들을 위한 '두 번째 학교'
2개 층 140평, 50명 규모 표준 모델
[땅집고] 서울 마포구 성산동, 케어닥이 새롭게 문을 연 데이케어센터 ‘어르신 돌봄학교’ 직영 1호점을 다녀왔다.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흔히 ‘데이케어 시설’로 불리는 통상적 명칭 대신 ‘학교’라는 이름이 붙었다. 케어닥 관계자는 “일반적인 시설의 느낌을 벗어나기 위해 학교라는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우드톤과 밝은 베이지가 어우러진 세련된 인테리어다. 로비 정면에는 ‘어르신 돌봄학교’ 로고가 새겨진 목재 월이 자리하고, 그 아래로 곡선형 벤치와 사물함이 길게 이어진다. 얼핏 보면 시니어 시설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라운지나 클럽하우스에 가깝다.
천장 역시 눈여겨볼 부분이다. 원래 층고가 2200mm 안팎으로 낮았던 공간을, 노출 천장 방식을 택해 높이를 확보했다. 통상 노출 천장에서는 조명 트랙과 배관이 그대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배관 설비를 화장실 쪽으로 우회시켜 배관 길이는 길어지더라도 트여있는 시야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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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 걱정 던 세면 공간, 학교 속 교실
세면 공간은 일반 세면대보다 깊이를 확보해 물 튐을 최소화했고,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인조대리석으로 일체형 세면대를 제작했다. 벽면에는 브릭 타일과 간접조명을 사용했다. 안전손잡이도 실리콘 소재를 적용해 그립감을 높였다.
교실 공간에는 다기능 슬라이딩 칠판이 설치돼 있었다. 평상시엔 마그네틱 게시판으로, 프로그램 진행 시에는 화이트보드로, 필요할 때는 옆으로 밀어 스크린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는 어르신은 테이블 좌석에, 컨디션에 따라 간접적으로 지켜보고 싶은 어르신은 별도 소파 좌석에 앉을 수 있도록 동선을 나눠 설계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100세 운동장…공간의 심장부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역시 실내 트랙형 운동공간, 이른바 ‘100세 운동장’이었다. 오렌지 컬러의 트랙이 중앙의 조경 오브제를 둘러싸며 순환하는 동선으로 이어진다.
트랙의 모서리는 모두 곡면으로 처리돼 있었다. 벽면의 코너를 없애 시각적으로 벽이 이어지는 듯한 효과를 주고, 실제보다 넓은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한 설계다. 트랙 중앙에는 황토볼을 깔아 지압 효과를 더했고, 양손으로 잡을 수 있는 손잡이를 따라 계단을 오르내리며 특정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머리 위로는 하늘을 연상시키는 조명을 달아 낮은 층고를 시각적으로 확장시켰고, 지향성 스피커를 활용해 이 구역에서만 자연의 새소리가 들리도록 했다. 케어닥 관계자는 “다른 공간과의 소음 간섭을 차단하면서도, 운동하는 순간만큼은 마치 야외에 나온 듯한 감각을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시중엔 없어서 직접 만들었다
가장 공들인 흔적이 느껴진 건 원목 의자와 게임 테이블이었다. 시중에서 시니어에게 딱 맞는 기능성 가구를 찾기 어려워, 시니어 하우징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직접 디자인 및 제작했다고 한다.
의자의 팔걸이는 약 3도가량 위로 기울어져 있는데, 이는 어르신이 앉고 일어설 때 손잡이처럼 짚을 수 있는 각도다. 팔걸이에는 얇은 쿠션과 패브릭 마감을 더해 그립감을 높였다. 케어기버(요양보호사)가 의자를 밀고 당길 수 있도록 별도 손잡이를 만들었고, 모서리는 모두 라운드 처리해 파지 시 안전성을 확보했다. 등받이에 기대는 하중을 고려해 무게중심을 뒤쪽으로 두어 의자가 뒤로 전복되는 것을 막았다. 좌판에는 지퍼를 달아 유지관리가 쉽도록 했다.
의자와 짝을 이루는 게임 테이블도 눈에 띄었다. 손잡이를 당겨 상판 커버를 열면 그 아래로 게임용 보드가 있다. 특이한 점은 사선으로 깎여있는 모서리였다. 그 덕분에 팔을 책상위에 기대도 팔에 자국이 남지 않았다. 케어닥 관계자는 “작은 공간에 별도의 게임존을 만들 수 없는 여건을 고려해, 식사와 게임을 겸할 수 있는 가구를 고안했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호칭이었다. 실제로 이곳은 학교 커리큘럼처럼 인지교육과 소근육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근무하는 사람을 모두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어르신들은 ‘학생’이 된다. 케어닥 관계자는 “어르신들은 센터라는 단어를 다소 어색하게 느끼시고 오히려 학교라고 하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신다”며, “일방적으로 돌봄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식으로 선생님 호칭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케어닥 데이케어센터 ‘어르신 돌봄학교’는 7일에 개원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