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상향혼은 10년 플랜은 가지고 하는겁니다. 당장 결혼할 때 아웃풋을 기대하면 생각이 짧은거에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연속 86주 상승하면서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지난 8월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역시 사상 최초로 16억원을 돌파했고, 강남권 11개구 평균은 2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이제 20~30대가 금수저 태생이 아닌 이상 혼자서는 도저히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없고, 결혼으로 부부가 자금을 합해 내 집 마련하는 것이 그나마 돌파구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혼으로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한 사연이 올라와 부럽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결혼한지 6년 만에 30억원 상당 아파트를 매수하는 데 성공하기까지 과정을 소개해 ‘혼테크(결혼과 재테크의 합성어)의 정석’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글쓴이 A씨는 결혼 당시 현금 3억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남편은 6억원 주택담보대출을 끼고 20억원 상당 아파트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남편은 부모님이 이른바 은수저 수준으로 자산이 넉넉하지만 더 이상 지원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아내가 모은 3억원 일부를 활용해 결혼식을 올리고, 남는 돈으로는 주담대 원금을 갚아달라고 제안했다.
이 말을 들은 A씨는 친정 부모님에게 “3억원을 갚아주면 아파트 지분 명의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부모님 의견은 달랐다. 무조건 남편 말대로 하되 얼른 자녀 계획을 가지라는 것. A씨는 당시 힘들게 모은 3억원을 통째로 넘겨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부모님 말을 따랐다.
상견례날 시부모님은 A씨에게 “결혼하면 주담대는 다 해결해주겠다”면서 “네가 모은 돈으로는 인테리어 하거나, 자동차를 한 대 사라”는 말을 건넸다. 이 때도 A씨의 부모님은 인테리어를 최소한으로 하고, 차도 아직 바꾸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래서 A씨는 결혼식과 신혼여행 등에 쓴 비용을 제외한 2억원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게 됐다.
부모님 말대로 A씨가 아이를 낳자 시아버지가 외제차를 선물했다. 이어 둘째를 가진다는 소식에는 시부모님이 기존 59㎡ 아파트에서 더 넓은 84㎡로 옮겨주겠다고 했고, 이 때 그동안 아껴뒀던 2억원을 보태면서 부부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3억원 들고 6년 만에 30억원 자가 등기치게 됐다, 상향혼은 10년 플랜은 가지고 하는 것”이라며 “살아보니 니 돈 내 돈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면서 글을 마쳤다.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A씨가 현명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결혼할 때 아파트 명의 일부를 넘겨달라고 고집부렸다면 시댁에서 그에게 금전적 지원을 망설였을 것이란 판단이다. 댓글창에선 “본인도 쓸데 없는 자존심 다 버리고 잘 처신할 것 같다”, “곳간 인심이 넘치는 분들에게 계산적으로 굴면 주려던 것도 안준다, 반대로 성의만 보여도 곳간에서 쏟아져 나오는 법”이라는 의견이 눈에 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