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단지분석]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국평 분양가 17억 시작해 입주권 39억 3000만원에 거래
현재 시세는 전용84㎡ 45억원까지
[땅집고] 16일 오전 서울 지하철 7호선 내방역 4번 출구에서 서초대로를 따라 5분쯤 걷자 ‘THE H(디에이치)’ 로고를 단 대형 유선형 문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주 안쪽으로 들어서자 아파트 동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단독주택과 빌라가 많고 정비사업도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추진되는 방배동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규모다.
단지를 둘러싼 지하철망도 촘촘하다. 북서쪽에는 4·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 남서쪽에는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이 있고, 북동쪽에는 7호선 내방역, 남동쪽에는 2호선 방배역이 자리한다.
이달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방배5구역을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최고 33층, 29개 동, 총 3064가구로 조성했다. 방배동 정비사업 단지 가운데 유일한 3000가구급 단일 브랜드 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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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실 정원 콘셉트에 미디어 파사드까지
단지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조경이었다. 실제로 동 사이마다 수목과 휴게 공간을 촘촘하게 배치해 아파트 단지라기보다 잘 꾸며진 정원형 공원에 가까운 인상을 줬다.
단지 중앙에 조성한 ‘H 아트밸리’는 이런 분위기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클럽하우스와 주요 커뮤니티 시설을 잇는 공간 곳곳에 조형물을 배치했고, 건물 층 사이에는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했다. 중앙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조경과 건축물, 미디어 시설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일반적인 아파트 중앙광장과는 다른 분위기를 냈다.
커뮤니티 시설도 단지 만큼이나 규모가 상당했다. ‘H 컬처클럽’을 중심으로 영화관과 스카이라운지, 북카페, 독서실 등이 들어섰다. 운동시설로는 헬스장과 5개 레인 규모 수영장, 실내 러닝트랙, 농구장 등을 갖췄고, 식당과 릴렉스 라운지 등 입주민이 머물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배치했다.
입주자 신모(56)씨는 “영화관부터 수영장, 북카페까지 단지 안에 다 있으니 굳이 집 밖으로 나갈 이유가 없을 정도”라며 “게스트룸도 웬만한 호텔처럼 잘 꾸며져 있어 지인들을 초대하기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분양가 22억→39억…전용 84㎡ ‘40억’ 코앞
가격도 크게 뛰었다. 방배동에서 보기 드문 3000가구급 신축 대단지라는 희소성에 더해 입주가 가까워진 동시에 주변 정비사업도 속도를 내면서 방배동 일대 주거 가치가 재평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4년 8월 1244가구 일반분양 당시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59㎡ 17억2580만원 ▲84㎡ 22억4450만원 ▲101㎡ 25억360만원 ▲114㎡ 27억6250만원이었다. 하지만 입주를 앞두고 가격은 크게 올랐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7월 3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같은 면적 매물의 호가는 42억~45억원 수준이다. 일반분양 당시 최고 분양가와 비교하면 실거래가는 약 17억원, 75%가량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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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 방배 입주를 계기로 방배동 일대 주택시장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방배동은 한때 압구정동·서초동과 함께 ‘압·서·방’으로 불리며 강남권 대표 부촌으로 꼽혔지만, 반포와 대치동 등에 신축 아파트가 잇따라 들어서는 동안 노후 주택 비중이 높은 방배동은 상대적으로 주거지 개편이 더뎠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방배동 곳곳에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주요 건설사의 고급 브랜드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8일 서울시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등록된 방배동 정비사업지는 총 14곳이다. GS건설의 ‘방배 포레스트 자이’(13구역), 롯데건설의 ‘방배 르엘’(14구역), 포스코이앤씨의 ‘오티에르 방배’(방배신동아), DL이앤씨의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배삼익) 등이 대표적이다.
서초구 방배동 D공인중개사 대표는 “방배동은 빌라와 단독주택 비중이 높아 그동안 아파트 시세가 체계적으로 형성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며 “디에이치 방배를 시작으로 주변 재건축 사업까지 마무리되면 방배동도 대단지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시세가 다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입주를 앞두고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는 집주인도 적지 않다”고 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