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2030 달래려다가…"썩빌·임대나 살라는 거냐?" 민심 대폭발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9.15 17:24 수정 2026.09.15 18:24
[땅집고] 2022년 12월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주택 컨퍼런스'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정부가 오는 24일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청년 주거복지 대책을 전격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 타깃층인 2030 청년 세대는 오히려 반발하고 있다. 치솟는 집값과 전·월세 부담에 대응해 청년층의 주거 안정을 지원한다는 취지지만, 정작 청년들 사이에서는 “내 집 마련 대신 장기 임대주택이나 썩은 빌라에나 살라는 것이냐”는 냉소와 불만이 터져 나온다.

15일 정부와 여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보편형 공공임대의 입주 기준과 임대료, 거주 기간 등을 포함한 청년 주거복지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24일 시작되는 추석 연휴 전 발표를 목표로 막바지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저소득층의 주거복지 수단으로 여겨졌던 기존 공공임대의 입주 문턱을 낮춰 청년과 신혼부부, 중산층까지 공급 대상을 넓힌 주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기본주택’의 철학을 중앙정부 차원에서 계승한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편성한 내년 보편형 공공임대 예산은 6조2000억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내년 3만6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건설형 2만6000가구, 매입형 5000가구, 전세형 5000가구다. 전체 공급 물량의 절반 이상은 무주택 청년에게 배정하고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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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기존 공공임대보다 소득·자산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 기준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분류한 중산층의 상단 수준인 중위소득 200%까지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1인 가구는 월 소득 약 512만원까지 입주를 신청할 수 있다.

공공임대에 따라붙었던 ‘좁고 품질이 낮은 주택’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주택 규모와 품질을 민간 아파트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좋은 입지에 중형(전용 60 ~ 85㎡) 주택을 공급해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다양한 계층이 함께 거주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원 대상인 청년층 반응은 냉담하다. 온라인에서는 “청년에게 자산 형성의 기회를 주는 대신 20년 뒤에는 돌려줘야 하는 임대주택에 살라는 것이냐”, “평생 ‘가붕개’로 살라는 정책” “열받는 정책만 골라서 뽑아 오는 것도 능력” 등 비판이 나온다. ‘가붕개’는 가재·붕어·개구리를 줄인 표현이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정책도 이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는 만 39세 이하 청년이 4억원 이하 비(非)아파트(빌라·오피스텔)를 매입할 때 LTV 80%를 인정해 주는 정책이다. 하지만 청년층 사이에서는 "아파트 대신 거래와 자산 가치 상승이 침체된 비아파트를 청년층에게 소화시키려는 설거지 정책"이라는 반발이 불거졌다.

보편형 공공임대가 당장의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는 있지만, 청년들이 선호하는 아파트 소유와 자산 형성의 욕구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장 20년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더라도 임대 기간이 끝나면 주택을 반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주거 사다리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등돌린 청년층…서울·2030 李대통령 지지율 20%대

이 같은 주거 정책에 대한 반발은 청년층의 국정 지지율 폭락으로 즉각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9월 7~11일 집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3.6%p 하락한 33.8%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18~29세 지지율은 일주일 만에 10.2%p 폭락한 18.6%(20대 남성 19.6%, 여성 17.6%)를 기록하며 10%대로 추락했고, 30대 지지율 역시 27.0%로 주저앉았다.

청년층의 이탈뿐 아니라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청년 임대주택 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역세권 알짜 부지에 중형 임대주택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장기 공급할 경우, 사업 시행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비 회수가 늦어지는 가운데 이자와 유지보수비 등 장기 운영 부담을 LH가 전부 짊어져야 하는 구조여서, 폭탄 돌리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년 민심 악화와 정책 실효성 논란 등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국토교통부는 즉각 해명 자료를 내고 수습에 나섰다. 국토부는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국토부는 “청년 주거복지 정책과 보편형 공공임대의 구체적인 내용 및 발표 시기는 확정된 바 없다”며 “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여론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4.2%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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