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창간 7주년 포럼…이창무 한양대 교수 주제발표
서울 중심도시 인구 20년간 3.1% 감소
외곽 신규택지 위주 개발, 낭비적 출퇴근 초래
[땅집고] 도심 주택 공급을 억제하고 외곽 신규 택지 위주의 개발을 추진해 온 서울 대도시권의 공간 구조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 주요 대도시들이 도심 인구를 늘리며 고밀화를 추진하는 동안 서울만 홀로 중심도시 인구가 줄고, 세계 최고 수준의 통근 시간을 기록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땅집고는 창간 7주년을 맞아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북 대개발과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서울 그랜드 플랜’을 주제로 조찬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 대도시권 공간 구조와 서울시 정비사업의 역할’을 통해 도심 고밀 개발의 필요성과 서울 대도시권의 연계성 강화 방안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0년간 서울 중심도시 인구는 989만 명에서 958만 명으로 3.1% 감소했다”며 “같은 기간 싱가포르(41.2%), 베이징(29.2%), 도쿄(19.7%), 뉴욕(9.9%) 등 세계 주요 중심도시 인구가 대폭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조사 대상 주요 도시 중 20년간 중심도시 인구가 감소한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도심 정비사업 규제와 외곽 위주의 택지 개발 정책이 꼽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서울에서는 도심 정비사업이 위축되면서 주택 공급이 외곽 신규 택지 개발에 의존하는 구조가 강화됐다. 도심 공급이 막히면서 거주지가 외곽으로 이동했고, 이는 과도한 통근 시간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대도시권의 평일 첨두시(출퇴근 시간대) 통행시간은 무려 2시간 33분에 달한다. OECD 국가 주요 도시 평균의 약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교수는 “외곽 개발로 인해 사회 전체가 짊어져야 할 통근 시간이 늘어났다”며 “성장기에는 이를 버텼을지 몰라도 본격적인 도시 축소기에는 견뎌낼 수 없는 구조인 만큼, 고용 접근성이 높은 도심 인근 정비사업을 통해 고밀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매매·전세·월세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향후 몇 년간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공급 절벽’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도심 정비사업 억제로 누적된 공급 부족 여파가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가중시키고 사회적 기회비용을 급증시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은 신규 택지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외곽 개발만으로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기존 도심과 역세권 등 이미 일자리와 교통망이 갖춰진 지역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입주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주택시장 안정과 도시 경쟁력 제고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창무 교수는 한강을 중심으로 한강 이남-이북 간 연결 구상도 제시됐다. 특히 강남·분당 등지의 IT 인재를 흡수하며 강북의 새로운 고용 중심지로 떠오른 ‘성수동’의 사례를 들며, 압구정과 성수를 잇는 보행 및 개인형 이동장치 전용 교량 건설 등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이 교수는 “한강을 단순한 자연 공간이 아닌 연결과 확장의 축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한강을 연결과 확장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주택·고용·교통이 함께 연결되는 도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