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올리고 얼굴 보여야"…'통행세' 논란 이어 잇단 규제도
[땅집고] 최근 일부 아파트 단지들이 택배·배달기사를 상대로 잇따라 과도한 자체 규제를 내걸면서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민들의 안전과 단지 시설 관리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과, 입주민의 편의만 챙기며 배달 노동자를 과도하게 압박한다는 비판이 맞서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느 아파트에 부착된 ‘택배 업무자 승강기 이용 시 주의 사항’ 공고문 사진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아파트 측은 공고문에서 “최근 교체된 승강기는 서울시내 아파트 중 유일하게 티타늄에 골드 색상을 증착한 최고급 재질로 만들었다”며, 손수레 이용 등으로 승강기에 흠집을 내거나 고장을 일으킬 경우 수리비와 손해배상금 210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30kg 이상 물품을 사다리차 없이 나눠 싣지 않거나, 승강기 문틈을 발이나 물건으로 막아 멈추게 할 경우 각각 '현장 벌금 100만 원'을 부과하고 불응 시 손괴죄로 고소하겠다고 경고했다.
◇”헬멧 올리고 얼굴 보여라”…’도 넘은 요구’ vs ‘안전 우려될 수도’ 누리꾼 반응 엇갈려
배달기사들을 향한 통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배달원들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낀다는 민원이 많다”며 단지 진입 및 승강기 탑승 시 헬멧 바이저를 올리고 무조건 얼굴을 노출하도록 하는 공문을 붙여 눈길을 끌었다.
또다른 단지에서도 ‘배달기사들은 헬멧을 벗고 출입하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는 경우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배달기사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음식 배달을 왔는데 이상한 공고가 붙어 있었다”며 “차라리 출입 대장을 적게 하는 게 낫지, 헬멧을 벗으라고 하는 건 좀 그렇다”고 토로하면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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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택배기사에게 공동현관 출입카드 보증금 5만원과 연간 이용료 5만원 등 총 10만원의 '통행세'를 요구했다가 지자체까지 나서서 시정을 권고하자 방침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과 택배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게 모시고 살 엘리베이터면 택배를 집 앞까지 시키지 마라”, “해당 아파트는 배송 불가 단지(블랙리스트)로 지정하고 1층이나 관리사무소 앞에 물건을 두고 가야 한다”, “돈 2000원 벌자고 일하다가 몇 달 치 월급 날릴 판”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반면 일각에서는 “요즘 강력 범죄가 워낙 많다 보니 주민들 입장에서는 헬멧을 쓴 외부인에게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CCTV로 용의자를 특정하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아파트 측의 조치를 이해한다는 반응도 일부 엇갈렸다. /pkram@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