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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서 망루-폭발물 농성?". 은마상가 재건축 둘러싼 갈등 폭발하나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9.11 06:00

은마상가 세입자 극단적 농성 가능성에 조합원들 직접 '상가 보초'

[땅집고]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종합상가 비대위가 배포한 것으로 추정되는 안내문 내용./독자 제공


[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은마상가 일부 세입자들이 6억원 가량의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해 상가 건물 옥상에서 폭발물 농성에 나서자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 측은 세입자 이주 지원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는 동시에, 과격 시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포함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은마상가 일대에서는 일부 신규 상가 세입자들이 주도해 보상금을 요구하며 옥상 망루 설치나 가스통·폭발물 반입 등 과격 시위를 모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특히 상가 세입자가 관리해 온 장기수선충당금 약 6억원을 폭발물 구매 등에 사용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겹치면서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외부 세입자 세력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온 기존 상인들조차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아파트 세입자 일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건축 사업 차질을 저지하려는 은마아파트와 상가 조합원들은 옥상 등 주요 시설물을 세입자 측이 점유하지 못하도록 교대로 주야간 보초를 서며 직접 현장 관리에 나선 상황이다. 오는 17일 임시관리인(강동우 변호사) 주도로 열리는 관리단총회를 통해 세입자에게 넘어가 있던 상가 관리권을 회복하고 안전사고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관리단총회는 오랫동안 은마상가 세입자 측이 점유해 온 상가 관리권을 소유자(조합원)들에게 되돌리고, 최근 불거진 과격 농성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조합 측은 옥상에 망루와 폭발물이 설치될 경우 명도 지연으로 인한 사업 중단으로 아파트·상가 조합원 전체가 막대한 재산상 손실을 입기 때문에, 관리단총회를 통해 관리권을 회복한 뒤 주야간 경비를 투입해 위험물 반입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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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고] 2009년1월 새벽 불길에 휩싸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의 한 4층짜리 건물 옥상. 경찰특공대가 기중기를 이용해 컨테이너 박스를 타고 옥상으로 진입하려 하자, 철거민들이 컨테이너 박스를 흔들어 막고 있다./조선DB


조합원들은 이들이 과거 ‘용산사태’와 유사한 농성을 계획 중이라고 주장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용산사태는 2009년 1월 용산구 용산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다. 재개발 보상 대책에 반발해 남일당 상가 건물 옥상에서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세입자·철거민들과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특공대 사이의 충돌 과정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여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이 부상을 입으며 재개발 사상 최악의 사고로 불린다.

◇ 상가 비대위 “권리금·생계 보상하라” vs 조합 “이주 협의체 구성하되 불법은 엄단”

이 같은 극단적 갈등의 배경에는 상가 세입자 중심의 ‘은마종합상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강경 투쟁 기류가 자리 잡고 있다. 비대위 측은 소식지와 결의문을 통해 “10년 전 상가 권리금 기준 보상과 매장 물건값 및 생계 보상이 이뤄질 때까지 결사 투쟁하겠다”며 전통시장특별법을 적용한 정당한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은마상가 세입자 측의 반발과 과격 시위 분위기가 고조되자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강남구청에 제출한 ‘이주관리계획서 초안’을 통해 진화에 나섰다. 조합은 은마상가 세입자와의 전담 협의체를 구성해 개별 이주계획을 사전 청취하고, 내년 1월 총회를 통해 세입자 보증금 대위변제 예산을 확보하는 등 통상적인 정비사업장보다 충분한 이주 기간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주개시 공고일로부터 기본 6개월에 추가 3개월을 더 부여한다는 것이다.

다만 폭발물 설치나 불법 시설물 점거 등 사업을 담보로 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조합 관계자는 “원활한 이주 협의를 위한 다각도의 지원책을 마련 중이지만, 주민 안전을 위협하고 사업을 지연시키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관계 법령에 따라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은마아파트 재건축은 기존 지상 14층, 4424가구를 지하 6층~지상 49층, 29개동, 5850가구 규모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올 2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통과한 데 이어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내년 관리처분계획인가와 이주·해체 절차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세입자 갈등이 지속할 경우, 사업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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