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3조8000억 잭팟 터뜨린 KB 양종희 회장, 3연임 안착 하나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6.09.09 06:00

KB금융 회추위, 11일 최종 후보 1명 확정
정부 추진 3연임 금지법 사실상 무산
신한·하나·우리 회장은 2번째 임기 중

[땅집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그룹


[땅집고] 정부가 추진하던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 법제화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KB금융지주 양종희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KB 금융 회장 인선은 새 지배구조 규정이 확정되기 전 이뤄질 전망이지만 현재 두번째 임기를 맞고 있는 다른 금융지주들도 규정 개정 내용과 함께 촉각을 기울인다. 양 회장이 금융 당국의 견제에도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할 경우 금융지주 회장 뿐 아니라 연말로 예정된 은행장 인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KB회장 양종희·이재근·권광석 3파전…11일 최종후보 확정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월 27일 회의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를 양종희 현 KB금융 회장, 이재근 KB금융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3명으로 압축했다. 회추위는 오는 9월 11일 세 후보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3파전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인물은 연임에 도전하는 양종희 현 회장이다. 양 회장 체제에서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3조884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리딩금융그룹 지위를 굳힌 실적이 연임 가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근 부문장은 KB금융 내부에서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 내부 후보다.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은 유일한 외부 출신 후보로, 타행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리더십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회추위는 이번 경영승계 절차와 관련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종 후보로 확정된 인물은 이후 절차를 거쳐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이번 인선은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 법제화가 사실상 무산된 직후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정부·여당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을 막기 위해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지만, '직업선택의 자유'와 '주주의 이사선임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제기되면서 지난 8월 말 사실상 추진이 중단됐다.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높이는 대안도 검토됐으나, 금융지주 회장 선임 안건이 통상 90% 안팎의 찬성률로 통과돼온 전례에 비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회장 연임에 대한 제재 강도가 애초 구상보다 낮아진 셈이어서, 실적으로 명분을 쌓은 양 회장의 연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글로벌 투자은행의 경우, 연임 제한규정 자체가 없다. 능력을 발휘해서 성과를 낸다면 회장을 교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 신한 진옥동·하나 함영주·우리 임종룡 회장 3연임 도전할까

다른 금융지주들도 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 법제화 무산과 관련해 KB금융 회장 인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KB금융지주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 가운데서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과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우리금융 임종룡 회장은 모두 두 번째 임기를 진행 중이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올해 3월 나란히 연임에 성공해 2029년까지 임기가 이어지고, 함 회장은 2025년 3월 연임, 2028년까지 임기다.

지방금융지주 중에는 JB금융지주는 김기홍 회장이 지난해 3월 3연임에 성공해 2028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이사회는 임원 정년을 '재임 중 만 70세'에서 '선임 시 만 70세'로 바꾸는 내규 개정을 통해 김 회장의 3연임 길을 열어줬다. BNK금융지주 역시 빈대인 회장이 최근 연임을 확정했다.

여기에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은행장 상당수가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역대급 인사 태풍'이 예고된 상태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이 모두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특히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은 이미 2연임 상태에서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한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배구조 개선으로 은행장 인사에서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고 회장의 영향력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실적과 무관하게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주 회장 3연임 금지 법제화가 흐지부지되면서, 은행장 인사에서도 회장의 입김이 이어질 여지가 다시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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