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6억이면 된다더니 22억 내라뇨" '1+1 분양' 조건 뒤집은 노량진 재개발

뉴스 추진영 기자
입력 2026.09.05 06:00

노량진4구역 '1+1' 조건 변경 놓고 갈등
이미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 변경 추진
기존 분양가 유지 여부가 쟁점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4구역 재개발 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1+1 분양’ 조건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였다. 조합이 기존 관리처분계획에 담긴 1+1 분양 조건을 변경하려 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1+1 분양 대상 조합원들은 이미 인가받은 조건을 사실상 뒤집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량진4구역은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당초 지하 5층~지상 30층, 11개 동, 844가구 규모였지만 설계 변경을 거치면서 지하 5층~지상 35층, 8개 동, 835가구 규모로 계획이 바뀌었다.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씨엘스타’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이 착공을 앞두고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최근 조합원들에게 아파트 두 채를 공급하는 ‘1+1 분양’ 조건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 “두 채 모두 조합원 분양가”였는데…추가 한 채 가격 바뀌나

1+1 분양은 재개발 과정에서 대지지분이 큰 조합원이 새 아파트 두 채를 분양받는 방식이다. 노량진4구역에서는 59㎡+59㎡, 84㎡+59㎡ 가운데 한 가지 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두 채의 분양가격이다. 노량진4구역 조합은 2022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당시 1+1 분양 대상 조합원에게 두 채 모두 조합원 분양가를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관리처분계획 변경을 추진하면서 추가로 받는 한 채의 가격을 일반분양가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땅집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4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현장. /추진영 기자


1+1 분양 자격을 갖춘 조합원은 약 80명으로 알려졌으며, 실제 신청자는 6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1+1 분양 대상 조합원은 “2022년 관리처분인가 당시 1+1 분양가는 조합원 분양가로 한다고 명시돼 있었다”며 “그런데 올해 6월부터 조합장과 이사, 대의원 등이 원플러스원 분양가를 일반분양가에 연동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원 분양가 기준으로 하면 59㎡기준, 5억~6억원대 수준이지만 현재 노량진 다른 구역의 일반분양가는 22억원 안팎까지 올라왔다”며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 조합 “사업성·형평성 고려하면 조건 변경 필요”

조합 측은 사업 여건이 과거와 크게 달라진 만큼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했던 2022년 이후 집값과 공사비 등이 크게 상승하면서 사업비 구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공사비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1+1 분양을 기존 조합원 분양가로 유지할 경우 조합원별 분담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 관계자는 “처음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것은 이주와 철거를 빨리 진행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관리처분인가 이후 이주·철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 내용이 상당 부분 달라질 수 있다는 통지문을 조합원들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은 좋아졌지만 건축비도 평당 기준으로 거의 두 배가 됐다”며 “1+1 주택을 조합원 분양가로 공급할지 일반분양가로 공급할지에 따라 사업비가 달라지고, 조합원 개개인의 분담금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조합은 조합원 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특정 조합원이 추가 주택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분양받을 경우 다른 조합원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 1+1 조합원 “이미 인가받은 조건 뒤집는 것”

반면 1+1 분양 대상 조합원들은 이미 관리처분계획 인가까지 받은 조건을 뒤늦게 변경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한 조합원은 “관리처분인가가 이미 난 상황에서 이제 와서 조건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가능한 일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조합에 계속 문의했지만 조합장은 자신은 중립이라는 입장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1+1 분양 대상 조합원들은 별도로 법률 검토도 진행했다. 이들은 이미 조합원들의 합의와 관할 행정청의 인가를 거친 관리처분계획을 조합에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법률 검토 결과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1+1 분양 대상 조합원 측이 의뢰한 법률 검토 결과로, 실제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은 아니다.

[땅집고] 노량진4재정비촉진구역 조감도. /서울시


양측의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질 경우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쟁점이다. 1+1 분양 대상 조합원 측은 조건을 변경해 일반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익보다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이 더 클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조합원은 “조합 측이 변경을 통해 일반 조합원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제시한 금액은 조합원 한 명당 약 1억원 정도”라며 “하지만 소송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1년에 약 3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산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리처분계획을 변경하는 순간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결국 일부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전체 조합원에게는 오히려 손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다른 구역에서도 1+1 분양가 갈등…사업 지연 사례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1+1 분양 조건을 둘러싼 갈등은 노량진4구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에서는 1+1 조합원의 분양가와 주택 배정 기준 등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진 사례가 있다. 가처분과 본안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됐고, 그 과정에서 금융비용과 공사비 상승 부담 등이 커졌다. 동작구 흑석11구역에서도 1+1 분양가를 놓고 갈등이 발생했다. 추가로 받는 주택의 가격을 일반분양가의 95% 수준으로 책정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기존 조합원 분양가보다 최대 1억3000만원 이상 비싸다고 반발했다. 이후 조합원 44명이 관리처분계획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북아현2구역과 흑석11구역은 노량진4구역과 차이가 있다. 두 사업장 모두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전에 1+1 분양 관련 조건을 조정했다. 반면 노량진4구역은 이미 2022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뒤 조건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노량진4구역 조합은 사업성과 조합원 간 형평성을 위해 조건 변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1+1 분양 대상 조합원들은 이미 인가받은 관리처분계획의 조건을 지켜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사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착공을 앞둔 노량진4구역의 1+1 분양 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어떻게 봉합될지 관심이 쏠린다. /chujinze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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