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공정률 크게 밑돌아 단계별 개통도 불투명
지하수·지반침하에 다원시스 회생절차까지 겹쳐
주민단체 “추가 지연 사유 있나”…인천시는 임시 전동차 투입 검토
[땅집고] 서울지하철 7호선을 인천 청라국제도시까지 잇는 ‘청라 연장선’ 사업이 공사 지연과 전동차 제작 차질까지 겹치면서 개통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당초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일부 구간에서 공사가 수년씩 늦어지면서 단계별 개통 일정마저 다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최악의 경우 청라 주민들이 연장선을 실제 이용하는 시점이 2033년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에는 공정 지연 사실을 인천시가 제때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사업 관련 업무를 맡았던 전직 간부가 최근 숨지면서 공사 지연 경위와 보고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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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보다 20%포인트 이상 뒤처진 공정률
청라 연장선은 기존 7호선 석남역에서 청라국제도시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그러나 주요 공구에서 지장물 이설과 암질 변경, 지하수 유출, 지반 침하 등이 잇따르면서 공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청라 연장선 본선과 구조물 공사 진도율은 53.8%였다. 당시 정상 공정 계획률 76.9%와 비교하면 약 23%포인트 뒤처진 수준이다. 9월 현재 계획 공정률은 69.55%로 이를 따라잡지 못한 상태다.
인천시는 공사가 상대적으로 빠른 1~5공구와 005-1공구를 묶어 1단계로 먼저 개통하고, 공사가 지연된 6공구를 포함한 나머지 구간을 2단계로 개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인천시는 1단계 구간을 2027년 하반기, 2단계 구간을 2029년 상반기 개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재 공정 상황을 감안하면 이 일정 역시 지키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1단계 구간은 당초 계획보다 최소 12개월에서 최대 21개월가량 늦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2단계 구간은 지하수 유출과 지반 침하에 따른 공사 중단으로 약 22개월이 지연됐고, 향후 굴착 공법 변경 등에 걸리는 기간까지 감안하면 지연 기간이 약 42개월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토목 공사가 끝난다고 곧바로 개통할 수도 없다. 이후 시스템 공사에 약 3개월, 종합 시운전에 최소 7개월이 필요하다. 공사 지연에 개통 전 준비 기간까지 더하면 실제 운행 시점이 예상보다 수년 더 늦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동차 제작업체 회생절차…차량 확보도 난항
전동차 확보 문제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청라 연장선에 투입할 전동차를 제작하는 다원시스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차량 납품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대체 전동차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5·6·7·8호선 예비 차량을 빌리거나 현재 서울지하철 7호선을 운행하는 전동차의 운행 구간을 청라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다만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예비 차량을 빌리는 방안은 서울교통공사 측 협조가 필요한 데다 여유 차량 자체가 많지 않다. 기존 7호선 차량의 운행 구간을 청라까지 늘릴 경우에는 전체 노선의 배차 간격이 길어질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대안은 교체를 앞둔 서울지하철 7호선 노후 전동차 23대를 청라 연장선에 임시 투입하는 방안이다. 인천시는 해당 차량을 대상으로 품질검사와 리모델링을 거치면 일정 기간 운행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 단체에서는 전동차 납품 차질을 개통 지연의 직접적인 이유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새 전동차 제작이 늦어지더라도 기존 7호선 차량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우선 운행할 수 있는 만큼, 차량 문제를 이유로 전체 개통 시점을 늦추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3~4년 지연” 반복한 인천시…은폐 의혹까지
논란은 공사 지연 자체를 넘어 인천시가 이를 언제부터 파악했고 주민에게 어떻게 공개했느냐로 번지고 있다.
청라 주민 단체들은 인천시가 그동안 개통이 3~4년가량 늦어진다는 설명만 반복했을 뿐, 공구별 세부 지연 사유와 실제 예상 개통 시점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현재 공개된 공사 지연 사유만으로는 개통 시점이 2033년까지 밀리는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추가 지연 요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지장물과 지하수 문제 등을 당초 사업 계획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뒤 뒤늦게 이를 개통 지연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밖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통 지연 규모를 축소하거나 공개를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인천시는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 7호선 청라 연장 사업과 관련해 시민들에게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기 위해 민·관·정 협의체를 출범했다”며 “공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한편 단계별 순차 운행과 일부 구간 무정차 운행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개통 시기를 앞당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