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용산공원에 아파트 공급 반대 청원 5만명 돌파…국토부, 강행 고집

뉴스 박기람 기자
입력 2026.09.03 13:53
[땅집고]‘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3일 오후 1시 30분 기준 동의 수 5만 1483명을 기록했다./국회 전자청원 사이트 캡처


[땅집고] 정부가 용산공원 부지 내 주택 공급을 추진하자 이를 반대하는 국민동의청원에 5만 명 이상이 참여하며 반발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반환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려던 기존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3일 국회 전자청원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공개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동의 수 5만 1483명을 기록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 30일 이내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심사를 받게 된다.

청원인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부결과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한 공원 부지 내 주택 공급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07년 국회가 제정한 ‘반환부지 전체의 공원화’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원인 A씨는 “정부는 이번 법 개정이 캠프킴 부지에 한정된다고 설명하지만, 녹지 확보 기준 자체가 완화되면 여파는 캠프킴에 그치지 않는다”며 “이미 개방된 용산어린이정원 일대까지 3000~4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되면서 공원 전역이 순차적으로 잠식될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실익 부족 문제도 제기됐다. A씨는 “20년 국가사업의 근간을 바꾸는 법률안이 제대로 된 축조심사나 공청회, 주민 의견 수렴도 거치지 않고 처리됐다”며 “토양 오염 정화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주택 공급 수단으로서의 실익도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파트는 다른 곳에 지을 수 있지만 한 번 훼손된 도심 대형 녹지는 되돌릴 수 없다”며 공원 밖 대체 수단을 통한 주택 공급을 촉구했다.

다만 국회에 계류된 개정안과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주택 공급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안은 캠프킴 등 용산공원 주변 복합시설조성지구를 개발할 때 공원·녹지 확보 기준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용산어린이정원 등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 건설을 허용하는 법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 서울시·야권 강력 반발에도 국토부 강행 시그널?…국토장관-서울시장 회담에 귀추

용산공원을 두고도 정치권에서도 갈등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반대 여론에도 정부는 주택 공급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1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용산공원은 서울시가 소유권을 갖고 있는 것도,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미래 세대가 내는 비용을 전체적으로 공원으로만 할 것인지, 청년 주택 공급에도 활용할 것인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서울시와 야권은 강력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도심 녹지 축 보존과 국가적 자산의 가치를 이유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명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저녁 서울시장 공관에서 유의동 국토위원장 및 국토위 야당 간사인 정동만 의원 등과 만찬 회동을 갖고 용산공원 주택 공급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향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입 국토부 장관의 회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윤덕 전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런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지난달 20일과 26일 두 차례 만났다. 두 번째 회동에서도 용산공원 활용 방안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서울시가 대안으로 제안한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의 주택 공급 가능성을 국토부가 검토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번 주 3차 회동을 추진했지만, 지난달 30일 홍지선 국토부 제2차관이 신임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국토부와 서울시 실무진은 탄천물재생센터 등 대체 부지의 주택 공급 가능성을 계속 검토할 가능성이 높지만, 직접적으로 입장을 조율하는 고위급 협의는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가 마무리된 뒤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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