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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 1만명 상권보다 '이것' 쓰는 3천명…불황에 강한 상가 투자법

뉴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정리=강시온 기자
입력 2026.09.03 13:48

'사람이 많은 상권'보다 '계속 돈 쓰는 상권' 주목해야
병원·학원·편의점 등 생활필수 업종 탄탄한 상권이 유리
건물 관리상태·주차·접근성도 경쟁력

[땅집고] 부산 전포동 이재모 피자 서면점 앞. 평일 오후 1시인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조선DB


[땅집고] “폭염 특보인데도 줄이 엄청 기네요, 지하철역 바로 앞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끊이질 않아서 부러워요. 저는 아파트 상가에서 소형마트를 운영한지 15년 째인데 지금이라도 업종을 틀고 싶은 심정이에요”

한 업주의 말이다. 과연 이 하소연이 경기 불황 때에도 동일할까. 지하철역 앞에 사람들이 몰리고 주말이면 거리가 북적이고, 유명한 맛집 앞에는 줄까지 늘어서 있다. 얼핏 보면 이런 곳의 상가라면 공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불황이 닥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경기가 좋을 때는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쉽게 지갑을 연다. 한 끼 식사를 조금 비싼 곳에서 하고, 쇼핑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덕분에 상권의 업종과 관계없이 매출이 함께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경기가 꺾이면 소비자는 가장 먼저 ‘안 써도 되는 돈’부터 줄인다. 여행을 미루고, 쇼핑을 줄이고, 외식을 줄인다. 반면 병원에 가는 일이나 약을 사는 일,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일, 집 근처에서 장을 보는 일까지 모두 포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불황이 찾아오면 상권의 진짜 진가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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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황에는 ‘유동인구’보다 ‘반복 소비’를 봐야

상권을 분석할 때 유동인구는 빼놓을 수 없는 지표다. 하지만 숫자만 봐서는 안 된다. 하루 1만명이 지나가는 거리와 3000명이 매일 반복해서 이용하는 생활권 가운데 어느 곳이 불황에 더 강할까. 반드시 전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관광객이 하루에 수천 명씩 몰리는 곳은 평소에는 굉장히 화려해 보인다. 하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 매출도 함께 사라진다.

반면 대단지 아파트 주변 상권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지 않을 수 있다. 유동인구도 관광상권보다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매일 밥을 먹고, 장을 보고, 병원에 가고, 커피를 마시고,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 이처럼 불황에 상대적으로 강한 상권의 첫 번째 조건은 생활필수 소비가 발생하는 곳이다. 병원과 약국, 학원, 편의점, 세탁소, 미용실, 식료품점, 금융기관 등은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기 어렵다.

상가 투자는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덜 잃는 것도 중요하다. 불황기에 공실이 발생하고 임대료가 떨어지면 투자자가 체감하는 손실은 생각보다 크다.

◇ ‘배후수요’가 탄탄한 상권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곳이나 대기업 사옥, 공공기관, 대학교, 종합병원 등이 몰려있는 상권은 어떨까. 주민과 직장인들은 매일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소비가 반복된다. 바로 ‘고정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을 확보하고 들어가는 셈이다.

이처럼 상가 투자자라면 해당 지역에 몇 명이 사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누가 살고 있고, 누가 일하고 있으며, 무엇을 소비하는지​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젊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과 어린 자녀를 둔 가구가 많은 지역의 상권은 들어오는 업종부터 다르다. 고령층 비중이 높은 지역이라면 의료·건강 관련 업종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땅집고]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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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업종 잘된다고 따라 들어가면 위험하다

업종 구성도 중요하다. 상권을 돌아다니다 보면 특정 업종이 유독 많이 몰려 있는 곳이 있다. 한때 특정 음식점이나 카페가 인기를 끌면 비슷한 업종이 우후죽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호황기에는 손님이 많으니 비슷한 업종이 여러 개 있어도 매출이 나오니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불황이 시작된다면, 같은 업종끼리 경쟁이 심해지고, 매출이 감소한 점포부터 문을 닫기 시작한다. 반면 의료, 교육, 외식, 금융, 소매, 생활서비스 등 다양한 업종이 적절하게 구성된 상권은 한 업종이 어려워져도 다른 업종에서 소비가 발생한다. 상권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셈이다. 주식 투자에서 한 종목에 모든 돈을 넣지 않는 것처럼 상권 역시 특정 업종에 소비가 몰려 있는 곳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

◇10년 후 소비자 이동동선도 고려해야

추가적으로 앞으로 사람들의 이동 동선이 어떻게 바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새로운 지하철역이 생기는지, 대형 쇼핑몰이 들어오는지,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이전하는지,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는지 등이다. 따라서 상가 투자자는 현재의 상권을 보는 동시에 5년 뒤, 10년 뒤 사람들이 어디에서 소비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호황기에는 상권의 단점이 가려진다. 손님이 넘치고 임차인이 줄을 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황이 오면 상황이 달라진다.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없어도 되는 소비’를 담은 상권과 ‘없으면 안 되는 소비’를 담은 상권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글=권강수 상가의신 대표, 정리=강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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