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물건 대신 시간을 판다" 전문가 16인이 제시한 오프라인 상권 생존 공식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6.09.02 11:01

[신간] 리테일 바이블 2030 출간
상업용 부동산은 '시간 점유' 경쟁
성수 팝업부터 호텔·주차장·셀프스토리지까지

[땅집고] 지난달 출간한 리테일 바이블 2030.


[땅집고] 클릭 한 번이면 다음날 새벽 내 집 문 앞까지 물건이 배송되는 시대다. AI가 내 취향을 분석해 알아서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굳이 팝업스토어를 보러 성수동으로 향하고, 플래그십스토어를 체험하러 한남동과 도산공원 일대를 찾는다.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은 면적을 줄여가며 방문객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을 꾸미는 데 열을 올린다. 온라인이 소비의 '기본값'이 된 지금, 오프라인 상업용 부동산과 리테일 시장은 대체 무엇으로 사람을 모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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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출간한 ‘리테일 바이블 2030: 사람은 어디로 모이고 돈은 어디로 흐르는가’는 이 같은 오프라인 상권의 지각변동을 현장에서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물이다. 2019년 출간돼 화제를 모은 ‘리테일 바이블 2020’ 이후 7년 만에 나온 후속작이다.

책은 리테일 산업의 핵심이 ‘물건을 파는 것’에서 ‘사람의 시간을 설계하는 것’으로 완전히 이동했다고 진단한다. 소비자가 왜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야 하는가를 공간 스스로 증명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호텔은 객실을 넘어 목적지를 팔고, 식당은 음식뿐만 아니라 찾아갈 이유를 판다. 스터디카페는 집중할 시간을, 오락실은 체험의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주차장이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고객 경험과 데이터가 시작되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셀프스토리지가 도시 생활자에게 공간의 여유를 제공하는 유망 서비스 산업으로 성장했다는 분석은 공간을 기획하는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탁상공론식 전망이 아닌 현장 전문가 16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패션, F&B, 호텔, 라이프스타일, 부동산 개발, 상업시설 기획 등 각 분야 실무진으로 구성된 리테일 전문가 그룹 ‘리테일 소사이어티’가 집필을 맡았다.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무신사, 테라로사 등 대형 리테일 기업은 물론 반찬가게(도시곳간), 주차장(하이파킹), 셀프스토리지(아이엠박스코리아) 등 리테일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현업 대표 주자들이 총출동해 업계의 생생한 손익 문법을 밝힌다.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리테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과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명동, 홍대, 성수·서울숲, 한남·이태원, 도산공원 등 서울 핵심 상권의 변화를 짚어내며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진출 전략과 ‘넥스트 성수’를 전망한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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