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세금 폭탄' 주도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 세제 개편안 백지화될까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6.09.01 09:18 수정 2026.09.01 10:01

31일 이 대통령에 사의 표명, 1일 수리
대통령 지지율 30%대 하락에 부담감
세제 개편안 원안대로 상정…국회에 공 넘어가

[땅집고] 사의를 표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뉴스1


[땅집고] 부동산 세제 개편을 주도했던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이 전격 사퇴함에 따라 비거주 1주택자 세제 강화 기조가 재검토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31일 사의를 표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이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주식시장 급변동의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액 차등 적용 등이 반영된 세제 개편안 마련 등을 주도해 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년 3개월만에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등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여론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김 실장 책임론이 높아졌다. 하지만 김 실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은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0회로 공직에 입문, 재무부, 재정경제부 등을 거치며 정통 경제 관료의 길을 걸었다. 이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차관급인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을 역임했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개인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양한 관료 경험을 통해 쌓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는 대통령이 구상한 정책을 현실의 제도와 사업으로 연결시키는데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2000조 투자를 발표하기 전에 한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 “반도체 투자 규모가 수치와 이익의 규모가 너무 커서 측정이 안 될 정도”, “대한민국이 단 2~3년 내에 미국, 중국에 이어 글로벌 시가총액 3대 정점(3위)에 올라설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 당시 발언으로 김 실장이 사실상 정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향후 10년간 최대 2000조 원 규모를 투입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주도했다는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김 실장은 증시활성화를 위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은 물론 부동산 세제개편 등도 사실상 진두지휘하는 등 경제정책의 명실상부한 사령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이 대통령은 앞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을 교체하면서도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은 유임시켰다. 정치권에선 “지금의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을 유임하겠다는 방침이었으나 부담을 느낀 김 실장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차등 적용으로 논란이 된 세제 개편안을 상정해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여당 지도부가 정부 세제개편안 수정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일단 정부안을 고수하고 국회로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세제 개편안은 정부 손을 떠나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심의 과정에서 수정·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사퇴함에 따라 국회가 말 많았던 정부 세제 개편안을 백지화하거나 대대적으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 보유세 등 세금을 올린 정부는 차기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된다는 것이 상식으로 통한다. 민주당의 경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 대통령이 최근까지도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에 김 실장의 사퇴와 관계 없이 민주당이 정부안 원안 통과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전날 X(엑스)에 올린 글에서 “국민주권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 제도 역시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시정할 것”이라고 했다. /sh029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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