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장관 후보에 홍지선 2차관 지명
이 대통령 경기도지사 시절 '기본주택' 설계
중앙 행정 경험 9개월 뿐 '전문성 검증부족' 지적도
[땅집고]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남양주 부시장 등을 지낸 홍지선 국토교통부 제2차관을 지명했다. 3선 국회의원 출신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임으로 지방 관료 출신이던 홍 후보자가 9개월 간의 차관 자리를 거쳐 깜짝 발탁되며 전문성 검증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하는 등 2기 내각 구성을 위한 개각을 단행했다.
국토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홍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등을 지냈던 인물이다. 남양주시 부시장이던 지난해 12월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2차관에 임명된 데 이어 8개월여만에 국토부 장관 후보까지 오르게 됐다. 지방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지방자치단체 실무를 거친 인물이 국토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후보자는 강원 동해 출신으로 서울 성남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영국 버밍엄대 도시·지역계획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 지방고시 2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철도항만물류국장, 건설국장 등 약 28년간 도(道) 내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지방 행정과 대형 개발 사업을 총괄해왔다.
◇ 중앙행정 경험 9개월이 전부…이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발탁
홍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과 맺은 인연은 경기도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기 홍 후보자는 철도항만물류국장과 도시주택실장을 잇달아 지냈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대표 주거정책으로 추진한 ‘경기도 기본주택’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경기 기본주택은 34평형이 보증금 6400만원에 월세 64만원 수준으로 시중 임대료의 절반 이하 주택을 추진했지만 도지사가 교체되면서 사실상 백지화됐다. 그 외에도 일산대교 등 민자도로 문제 해결, 경기도의 대표 SOC 사업인 ‘경기북부 5대 핵심도로 사업’ 등을 이끌었다. 2024년부터는 경기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일했다.
홍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2월 말 국토부 2차관에 임명됐다. 당시에도 현직 기초자치단체 부시장이 곧바로 중앙부처 차관으로 발탁된 것을 두고 "이례적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대통령실은 당시 인사 배경에 대해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교통 인프라 확충과 전 국민 교통복지 실현 등 교통 소외지역 해소 국정 과제를 역동적으로 구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자가 9개월 동안 국토부 차관으로 재직한 것 외에는 중앙 부처 경험이 없어 이번 인사에서 전문성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차관으로 깜짝 발탁되기 이전까지 이 대통령과의 인연과 경기도 국토교통 관련 정책 수립 경험 외에는 중앙부처 행정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임자였던 김윤덕 장관 역시 정통 관료 출신이 아니라 3선 국회의원(19·21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출신으로 전문성 부족 논란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40%대가 무너졌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그간의 주택 정책 실패로 인해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홍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주택 시장 안정과 공급 확대 외에도 수도권 교통망 확충, 철도·항공 안전 등 국토교통 분야의 주요 현안을 풀어야 한다.
한편 이번 인사로 비슷한 시기 이 대통령의 부동산·주택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주요 인사가 나란히 국토 분야 주요 보직을 맡게 됐다. 이헌욱 한국부동산원장은 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 출신, 이성훈 LH 사장은 경기도청 건설국장 출신이다. 이 사장 역시 2021년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재직할 때 경기도청 건설국장으로 파견 근무하며 일산대교 무료화 정책 설계를 주도하면서 이 대통령의 눈에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기준 홍 후보자는 1주택자다. 본인·배우자 공동 명의 서울 구로구 아파트(5억250만원)와 모친 명의 경기 고양시 장항동 아파트(3억5000만원) 등 총 8억621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 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