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도 수도권 집값 안 잡히는 이유
전월세난이 강북 중심 집값 밀어올려
금리 인상에도 매물 하방 압력 떠받쳐
"DSR·대출규제로 이미 대출 비중 크지 않다"
[땅집고]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0%까지 끌어올렸지만, 단기적으로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이중 삼중의 대출 규제로 각 가구의 대출 규모와 이자 부담이 조절되고 있는 상태인데다, 서울의 전세난과 매물·공급 부족이 매물 가격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금리가 올라도 집값은 그대로이고 실수요자들의 대출 이자 부담만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5% 상승했다. 전주(0.22%)보다 소폭 올라 2024년 5월 둘째 주(-0.004%) 이후 11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강북구가 0.7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0.61%), 강서구(0.50%), 구로구(0.48%), 성북구(0.47%) 등 서울 외곽 지역이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반면 강남구는 0.05%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초구(0.04%), 송파구(0.15%), 용산구(0.02%)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고가·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세 강화 개편안의 영향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한 대출 규제 탓, 금리 올려도 집값 안떨어진다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키워 매수 여력을 낮추고 가격 상승세를 둔화시킨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집값도 조정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규제지역에서는 시가 25억원 이상 주택의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되는 등 이미 이중 삼중의 대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택 구입 시 대출을 많이 활용하는 외곽 지역이 강남권보다 금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5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금리가 0.25%p 오르면 단순 계산으로 연간 이자 부담이 125만원, 월평균 약 10만4000원 늘어난다”며 “금리 상승이 누적되며 주택 매수자의 구매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 계속되지 않는 한, 이번 한차례 금리 인상만으로는 강북권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서울 주택 시장 상승 흐름을 누르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대다수다.
먼저 수도권 중심의 주택 공급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이 주택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 부담 때문에 집을 팔더라도 실수요자가 옮겨갈 전세 매물이 풍부해야 하지만 현재 서울 임대차 시장은 그렇지 않다"며 "대체할 주거지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만으로 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미 각종 규제로 대출을 억눌러온 데다 시중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이미 높은 수준으로 올라 있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강남권에서 25억원 초과 아파트를 매수할 때는 주택담보대출이 2억원 한도여서 현금 여력이 있어야만 매수가 가능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 수요자들의 대출 의존도가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것.
이 위원은 "이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대출규제 등을 통해 수요를 상당 부분 억제해 온 만큼 이번 금리 인상만으로 집값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 역시 "대출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이고 금액대별 대출한도 규제도 적용되고 있어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서울은 공급 물량이 부족한 데다 전월세 비용도 오르고 있다"며 "임차 불안을 해소하려는 무주택자와 청년층의 매수 수요가 10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꾸준히 유입돼 가격도 큰 폭의 조정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sh029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