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권 빌딩을 매수한 연예인마다 최소 수십억원대 차익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매일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하지만 이와 정 반대로 밴드 그룹 씨엔블루의 보컬 정용화는 과거 100억원대 서울 청담동 빌딩에 투자했다가 겨우 ‘본전치기’하며 투자 실패를 겪었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의견이 나온다.
정용화는 2017년 2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 대지 221.7㎡에 들어선 지하 2층~지상 4층, 연면적 655.26㎡ 규모 건물을 100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그가 개인 명의가 아닌, 본인이 세운 1인 법인인 JYH이펙트 명의로 사들인 점이 눈에 띈다. 이 과정에서 법인명으로 대출로 60억원 정도를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건물은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서도 차량 통행량과 유동인구가 풍부한 청담사거리 대로변에 자리잡고 있다. 2002년 준공했지만 건물 외관이 깨끗하고 상권 중심 입지라 정용화가 매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건물 전체 층을 스웨덴 프리미엄 침대 브랜드인 ‘덕시아나’가 보증금 6억원, 월 임대료 3000만원에 통째로 쓰고 있어 대출이자를 내고도 월세 수익이 제법 짭짤했다.
하지만 건물 임대차계약이 끝나고 덕시아나가 건물을 떠나면서 정용화의 자금 계획에 문제가 터졌다. 새 세입자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였지만, 일부 층만 임대가 이뤄지고 나머지 층은 긴 시간 동안 공실로 방치됐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2020년까지도 건물의 얼굴 격인 지상 1층 공간에 ‘특급임대’라고 써붙이며 임차인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빈 공간을 채우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정용화는 빌딩을 사들인지 불과 3년 5개월여 만인 2020년 7월, 이 건물을 106억원에 매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거래 가격만 놓고 보면 정용화가 5억5000만원 차익을 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빌딩업계에선 그가 거래 과정에서 지출한 취득세·부가세·보유세·중개보수 등 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본전을 겨우 건지는 수준이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청담동에서 실패를 겪은 정용화는 강남권이 아닌 강북권으로 이동해 투자에 재도전했다. 2021년 7월 법인 JYH이펙트 명의로 서울 마포구 상수동 건물을 153억원에 매수한 것. 이 건물은 대지면적 422㎡에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들어섰다. 지하철 6호선 상수역 출구와 맞붙어있는 초역세권 입지라, 올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선거 기간 동안 대형 선거 포스터를 내걸었던 건물이기도 하다. 건물 매매대금 중 95억원은 은행권에서 대출받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공실에 시달렸던 청담동 건물과 달리, 새로 매입한 상수동 건물은 다행히 임대차구성이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각 층마다 음식점, 피트니스 센터, 사무실 등 다양한 업종 세입자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정용화는 매입 후 5년 정도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 빌딩을 보유하며 월세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각 층을 보면 ▲지하층 공연장 ▲지상 1층 햄버거 프랜차이즈 식당 ▲4층 연기 교육학원 ▲5층 화물 운송 기업 사무실 ▲7층 남성 전문 미용실 등이 입점해있다.
한 빌딩 업계 관계자는 “정용화의 경우 통임대한 청담동 건물을 매수했다가 임차인이 빠져나가면서 장기 공실로 손해를 봤던 경험이 있어, 이를 교훈 삼아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발생하는 빌딩을 선택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보통 통임대하면 건물 관리가 쉽고 월세 수익도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건물주가 적지 않은데, 세입자가 퇴거할 경우 빌딩이 한꺼번에 공실이 되기 때문에 리스크가 그만큼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