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강남 자산가들, 교환매매로 절세한다고? "서두르면 오히려 독 된다"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6.08.27 06:00

/생성형 AI로 제작한 참고 이미지


[땅집고] 이재명 정부가 2026년도 세제 개편안을 내놓은 후, 서울 압구정동 등 강남권 아파트를 보유한 자산들 사이에서 ‘교환매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분위기다. 개편안에 따라 2029년부터 장기거주소득공제에 10억원 한도가 신설되는 점을 겨냥해, 비슷한 가격대 아파트 집주인끼리 소유권을 맞바꿔서 미리 취득가액을 올리면 추후 양도소득세를 줄여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서다.

하지만 강남권 핵심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교환매매로 양도세는 확실히 줄여볼 수 있지만, 수십억원대 현금이 없는 주택 보유자들은 애초에 이 같은 거래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교환매매 과정에서 당장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사라져…2029년부터는 10억 한도 날벼락

그동안 정부는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하고 10년 이상 거주하는 경우, 보유기간 연 4%와 거주기간 연 4%를 합해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줬다.

2026년도 세제 개편안에 따라 앞으로는 이 명칭이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바뀐다. 이름만 변경되는 것이 아니라 공제 혜택도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 문제다. 2028년부터 보유기간 공제율이 연 2%로 감소하고, 2029년부터는 완전히 공제가 폐지되면서 거주기간에 따른 공제만 남는 것.

거주기간 공제는 연 8%로 최대 80%를 적용해준다. 하지만 공제 금액 자체에 한도가 생겼다. 2028년까지는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 한도가 설정됐다. 현재 보유 중인 주택에 아무리 오래 살았던 집주인이더라도 기존 대비 절세 효과를 보기 훨씬 어렵게 된 셈이다.

그럼 만약 1세대 1주택자면서 10년 이상 보유 및 실거주해 온 집주인 A씨가 과거 10억원에 매수했던 주택 시세가 100억원까지 올랐을 경우, 기존 대비 양도세 세액 차이가 얼마나 나는 걸까. 일단 양도차익이 90억원인 가운데 이 중 12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과세하니,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79억2000만원 정도가 된다.

[땅집고]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 및 거주해온 1세대 1주택자가 과거 10억원에 매수한 집을 현재 시세인 100억원에 처분하다고 가정했을 때, 2027년 매각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았을 때와 2029년 양도해 개정 세법상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10억원을 적용받을 때 예상해본 대략적인 양도세액 차이. /이지은 기자


먼저 A씨가 2027년까지 집을 매각하는 경우, 현행 세제를 적용받아 장기거주특별공제 80%(63억3600만원)로 과세표준은 15억8100만원이 된다. 그럼 지방세를 포함한 대략적인 양도세는 7억100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2029년 이후 주택을 판다면 올해 세제 개편안을 적용받으면서 양도세가 크게 불어난다. 과세대상 양도차익 79억2000만원에서 장기거주 소득공제 한도 10억원과 기타 공제액을 빼면 과세표준은 69억1700만원. 양도세를 계산하면 지방세 포함 약 33억5200만원이다. A씨가 똑같은 집을 팔아 같은 차익을 내는데도, 과세표준 금액에서 차이가 벌어지며 최고 세율인 45%를 때려맞으면서 앞서 2027년 집을 처분했을 때보다 양도세를 26억원이나 더 내야 하는 것이다.

◇교환매매에도 현금 수십억 들어…돈 없으면 절세도 못한다

이 때문에 강남권 고가주택 보유자 사이에서 ‘교환매매’가 절세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시세가 비슷한 아파트를 보유한 집주인끼리 서로 주택 소유권을 맞바꿔서, 취득가액을 미리 100억원 수준으로 올려놓으면 추후 처분할 때 양도차익을 거의 남기지 않도록 미리 조정할 수 있을 것이란 전략이다.

이론상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강남권 공인중개사들은 교환매매 과정에서 필요한 현금이 상당하다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집주인 A씨와 B씨가 각각 보유한 100억원 상당 주택 소유권을 교환했다고 가정해보자. 현행 세법에서 교환도 양도라고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각자 양도세를 납부해야 한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1인 기준 양도세가 지방세 포함 7억1000만원 정도다. 여기에 1주택 기준 취득세(세율 3.5%)가 3억5000만원, 중개보수(0.7% 상한)가 7000만원, 법무사·등기·채권 등 기타 비용이 1500만원 정도 필요하다. 모두 더하면 교환매매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현금이 한 사람 당 11억4500만원 정도 된다.

[땅집고]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 및 거주해온 1세대 1주택자 두 명이 과거 10억원에 매수한 집을 현재 시세인 100억원에 맞교환하는 교환매매를 진행한다고 가정할 때 발생하는 대략적인 비용 계산. /이지은 기자


얼핏 보면 이번 세제 개편안에 따라 26억원대 양도세를 내느니, 선제적 교환매매로 11억4500만원을 쓰는 것이 절세의 지름길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교환매매 특성상 집을 판 것이 아니라 바꾼 것이기 때문에 매도 대금이 오가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즉 집주인에게 들어오는 현금은 0원인데, 11억4500만원을 어디선가 만들어와야 한다는 것.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서 13년 동안 고가주택 중개 업무를 진행해 온 전문가인 김종도 연세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등기와 함께 취득세도 내야 하고, 양도세는 양도일이 속한 달의 말일로부터 2개월 안에 내야 하니 넉넉잡아도 세 달 안에 이 정도 현금을 마련해야 하므로 굉장히 촉박한 일정”이라고 했다.

이어 김종도 대표는 “압구정동의 경우 자산은 많더라도 현재는 고소득자가 아니거나 은퇴한 노령층이 많은데, 현재 주택담보대출이 규제로 막혀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 전세를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교환매매가 미래의 26억원을 아끼는 전략은 맞을지라도, 당장 세 달 안에 11억4500만원을 태워야 하므로 현금 유동성이 충분한 자산가라야 가능한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교환매매로 대략 11억4500만원이 든다는 것도 최소 수준이다. 1주택 기준으로 취득세를 3.5% 적용해서 계산한 금액인데, 교환매매의 경우 등기 순서에 따라 일시적 2주택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이 행위에 중과를 적용하면 취득세가 9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다. 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끼리 맞교환하는 경우 조합원 지위 양도 문제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셈법이 더 복잡해진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내놓은 2026년도 세제 개편안상 장기거주소득공제가 앞으로 국회를 거치며 공제 한도가 변경될 수도 있고, 시행 시기 자체가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따라서 지금 당장 교환매매 여부를 급하게 결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결론이다. 김종도 대표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압구정동 등 강남권에서 교환매매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세무사, 감정평가사, 법무사 등 네트워크를 갖춘 믿을 만한 공인중개사를 찾아 미리 절세 구조를 같이 잡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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