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덮친 '재초환 이중가격'
재초세 특약이 가격 갈라…호가 최대 13억 격차
최종 부담금 미확정에 매수·매도자 간 분쟁 우려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축 아파트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에서 같은 면적 매물 간 호가가 10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이중가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아파트 가격을 가르는 동·층·향이나 조망 차이 때문이 아니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을 매도자와 매수자 중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매물 가격이 크게 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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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현장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최근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면적 84㎡ 매물 호가는 52억~65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같은 면적임에도 호가 차이가 최대 13억원에 달한다. 매매 계약을 체결할 때 재건축부담금을 매도자와 매수자 중 누가 부담할지 특약에 따라 매물 가격이 크게 갈린다. 현장에선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비용을 ‘재초세’라 부른다. 매물 설명에는 재초세 ‘포함’ 또는 ‘별도’가 명시돼 있다. 재초세를 매도인이 정산하는 조건(포함)이면 매매가가 높아지고, 매수인이 떠안는 조건(별도)이면 매매가가 낮아지면서 10억원 안팎의 호가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다. 결국 표면적인 매매가격만으로는 실제 매수 비용을 비교하기 어려운 셈이다. 정애리 파워부동산 대표는 “같은 평형이라도 재초환 부담 주체에 따라 사실상 두 개의 가격이 만들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은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7개 동, 총 2091가구 규모다. 지난달 준공인가를 받고 이달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트리니원의 조합원 1인당 재건축부담금 추정액은 약 7억~8억원 수준이다. 문제는 개발비용과 조합원별 장기보유 감경 여부 등에 따라 실제 부과액이 달라지며, 현재 거론되는 금액 역시 추정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최종 부담금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경우 매도인과 매수인 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예를 들어 매매계약 특약에 ‘향후 부과되는 재건축부담금은 매수인이 부담한다’고 단순 명시할 경우, 최종 부담금이 1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도 매수인이 전액을 떠안아야 한다. 반대로 매도인 부담 조건이라면 증가분이 매도인의 몫이 된다. 전문가들은 ‘7억원까지는 매수인이 부담하고 초과분은 매도인이 부담한다’는 식의 구체적인 한도 설정 및 초과분 처리 방식을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초환 부담금 외에 조합원 양도소득세도 최근 호가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합원별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세액 차이가 나지만, 수억원대 양도세를 매매가에 반영하려는 매도인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호가가 60억원대까지 올랐으나 실제 거래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매도인은 세금 부담을 반영해 가격을 고수하려는 반면, 매수인은 높은 가격에 재초환 위험까지 떠안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간극이 벌어졌다. 정 대표는 “세제개편안 발표 직전에는 50억원 선에서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양도세 등을 감안해 가격을 더 높게 부르는 분위기”라며 “재초환에 양도세까지 고려하면 집주인 입장에서도 과거 가격으로 팔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