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42억→33억, 압구정 5억 뚝
강남권 '똘똘한 한 채'도 급매로
강남 3구 매물 2300건 폭증
[땅집고] 올해초 국민평형 전용 84㎡가 최고 42억 원까지 거래됐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난달 39억 원에 거래에 이어 최근에는 이보다 5억 원 넘게 낮은 33억7000만 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에서는 며칠 새 호가가 4억~5억 원씩 낮아졌고,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6일 53억9000만 원에 팔려 지난 5월 신고가를 기록한 63억 원보다 9억1000만 원 낮은 값에 손바뀜했다.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 116㎡ 역시 세제개편 발표 이후 55억 원짜리 매물이 등장하며 개편 전 거래가보다 5억 원 낮아졌다.
이처럼 세제개편안 발표를 기점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늘리는 내용이 담기면서, 보유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서둘러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물 급증…강남 3구가 서울 전체 증가분의 절반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6000여 건으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6만409건)보다 6000건 가까이 늘었다. 이 중 강남 3구에서만 매물이 2300여 건 증가해 서울 전체 증가분의 48%를 차지했다. 특히 강남구에서는 매물이 1000건 넘게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9453건에서 23일 1만717건으로 13.4%(1264건) 증가했고, 서초구도 7630건에서 8600건으로 12.7%(970건) 늘었다. 두 지역을 합치면 1만7083건에서 1만9317건으로 2234건(13.1%) 불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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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아파트값 2주 연속 하락
매물이 쌓이면서 가격 하락도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강남구 아파트값은 0.05%, 서초구는 0.09% 내렸다. 두 지역 모두 2주 연속 하락했고, 낙폭도 전주보다 확대됐다. 서초구는 잠원·반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강남구는 대치·개포동 위주로 가격이 내렸다. 반면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2%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고, 송파구는 상승 폭이 0.12%에서 0.10%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호가뿐 아니라 실거래가에서도 조정 흐름이 확인된다.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 116㎡는 세제개편 전인 6월 8일 60억원에 거래됐지만, 개편안 발표 사흘 뒤인 8월 6일에는 58억7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이보다 더 내려가 있다. 네이버부동산에는 같은 면적 매물이 53억 원에 올라와 있다. 또 ‘압구정 신현대’ 전용 108㎡의 경우 기존 신고가 75억 원보다 16억원 낮은 59억원짜리 매물이 등장했다.
신축 대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해 71억원을 찍은 후 동일평형이 57억원까지 낮아진 매물이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세법 개정안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안전자산이라는 믿음에 균열이 가고 있다”며 “이번 세법 개정안은 강남권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주택 보유 비용을 임계점까지 끌어올리고 있어, 보유세를 감당할 현금성 자산이 없는 주택 보유자들은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