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기존 입주민 피눈물 난다!” “분양가 차액만큼 전액 보상하라!”
최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 위치한 신축 단지, ‘힐스테이트 수원파크포레’ 곳곳에는 이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사업 주체 측이 미분양 잔여 세대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 계약자들에게 수억원대의 사실상 할인 혜택을 우회적으로 제공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존 입주민들이 강하게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전용 113㎡를 84㎡ 가격에”…파격적 판촉에 갈등 심화
기존 입주민들의 반발은 분양사무소 측의 파격적인 잔여 세대 판촉 조건 때문이다. 총 482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2023년 10월 최초 분양 당시 전용 84㎡는 8억3200만~8억9900만원, 전용 113㎡는 11억900만~11억9200만원에 공급됐다.
그러나 준공 이후에도 대형 평형인 전용 113㎡를 중심으로 잔여 물량이 남자, 분양사무소 측은 “현재 44평을 34평 가격보다 저렴하게 계약할 수 있다. 타 세대 대비 약 3억원가량 낮은 조건”이라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분양사무소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34평형은 마감되었고 44평형 잔여 세대에 한해 한시적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잔금 납부 유예 및 금융비용 지원뿐만 아니라, 거액의 '현금성 페이백' 조건이 제시되면서 먼저 입주한 주민들과의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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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한 세대라더니”…기존 입주민 형평성 문제 제기
잔여 세대에 파격적인 혜택이 제공된다는 사실이 단지 내에 알려지면서 입주자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 계약자인 입주민 A씨는 “계약 당시 분양사무소로부터 ‘이제 한 채밖에 남지 않았다’, ‘오늘 아니면 계약하기 어렵다’는 안내를 받고 당일 1000만원을 입금했다”며 “그러나 막상 입주해 보니 1년 넘게 같은 라인에 사는 사람이 우리 집 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자금을 무리하게 융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섰던 입주민들의 피해 호소도 이어진다. 또 다른 입주민 B씨는 “이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무리해서 자금을 마련했는데, 뒤늦게 계약하는 사람들에게만 1억~2억원씩 혜택을 주면 정상 가격을 낸 기존 입주민들은 상당한 손실을 떠안게 된다”며 “이러한 조건이 나올 줄 알았다면 우리도 계약을 미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갈등은 실제 부동산 시장의 매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업 주체가 미분양 세대에 대규모 혜택을 제공하자, 기존 입주자들 중 일부가 최초 분양가보다 가격을 낮춘 매물을 내놓고 있다. 현재 일부 기존 입주자 매물의 호가는 최초 분양가 대비 5000만~1억원가량 하락했다. 신규 혜택이 적용된 미분양 물량과 기존 입주민들의 급매물이 동시에 시장에 나오면서다.
◇ 계약서는 ‘정상 분양가’…투명성 부족에 책임 소재 논란까지
이번 잔여 세대 판매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공급계약서 상 분양가를 직접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의 현금성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분양사무소 설명에 따르면 계약서에는 최초 공급 당시 분양가를 그대로 기재하고, 계약자가 잔금까지 납부하면 이후 일정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세대 위치와 계약 시점 등에 따라 구체적인 혜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분양대행사인 유티파트너스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계약 진행 시 혜택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답했다.
현장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이 계속 남아 있으면 아파트 가치가 올라가기 어렵다”며 “잔여 물량을 빨리 해소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존 입주민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잔여 미분양 아파트의 판매 조건을 조정하거나 각종 금융 혜택을 제공하는 것 자체는 사업자의 판단 영역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가격과 혜택의 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게 고지되느냐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는 세대당 1억원이 넘는 현금성 페이백을 어느 사업 주체가 최종적으로 약속하는지, 해당 조건이 어떤 문서에 명시되는지, 약속한 금액이 지급되지 않을 경우 계약자가 어느 회사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담원이 설명한 ‘3억원 할인’ 역시 마찬가지다. 현금성 페이백 외에 잔금 유예와 금융비용 지원 등을 모두 포함한 표현이라는 설명은 가능하지만, 실제 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을 항목별로 합산한 구체적인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tmg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