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철산·하안 정비사업장에 돌연 '공공임대' 요구
공문에 공급 세대수·비율·평형·법적 근거 없어
일반분양 물량 감소, 조합원 분담금 부담 커질 우려
[땅집고]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경기 광명시 철산·하안 택지지구 정비사업장이 날벼락을 맞았다. 광명시가 최근 하안동과 철산동 일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및 추진위원회를 상대로 정비계획 수립 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적극 반영하라는 내용의 공식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공공임대 물량이 추가될 경우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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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명시는 지난 19일 철산·하안 택지지구 내 재건축 정비사업 정비계획 수립(변경) 시 공공임대주택을 반영할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각 사업장에 전달했다. 광명시는 공문을 통해 “추가 용적률 부여는 공공이 제공하는 도시계획적 혜택인 만큼 이에 상응하는 공공기여가 필요하다”며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조성 등은 개발이익과 공공복리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수단”이라고 명시했다. 하안동 재건축 사업장의 경우 기존 용적률을 넘어서는 중첩용적률 적용 등 도시계획상 혜택을 받는 만큼 이에 상응하는 공공기여가 필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현재 하안주공은 기존 12개 단지, 2만4500여가구를 8개 구역으로 나눠 3만8000여가구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광명시가 제시한 중첩용적률 인센티브가 당초 공공임대주택 전용 항목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하안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기존 용적률이 150~170% 수준으로, 지구단위계획상 법정 기준용적률을 초과해 최대 약 330%까지 인센티브를 적용받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는 제로에너지건축 인증, 녹색건축 인증, 장수명 주택 등 타 법률상의 완화 비율을 중첩해 채울 수 있는 구조였다.
실제로 하안주공8단지의 경우 지난 3월 정비계획안 작성 당시 용적률 330%를 제로에너지건축 인증 및 녹색건축 항목으로만 채우고 공공임대주택은 넣지 않았다. 용적률 인센티브가 임대주택이 아닌 타 항목을 통해 공공기여 조건을 충족했던 셈이다.
그러나 시가 뒤늦게 공공임대주택 반영을 강력히 요청하고 나서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 발송된 공문에는 구체적인 공급 세대수나 비율, 평형 기준은 물론 법적 근거조차 명시되지 않은 채 단순 ‘협조 요청’ 형식으로 전달됐다. 사업을 진행해온 조합과 신탁사들은 새로운 변수에 당황하는 분위기다.
하안주공 주민들은 뜬금없는 시의 방침 변경으로 공공임대 물량과 추가 공공기여 비용이 발생할 경우, 사업성이 악화되고 조합원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기존에는 임대주택 삽입이 여러 옵션 중 하나에 불과했으나, 지자체의 사실상 강제 행정으로 인해 사업 일정 차질과 재산권 침해가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 사업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조합원이 가져갈 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이 줄거나 사업 관련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성이 낮아지고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우려다.
하안주공 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330% 용적률을 공짜로 받은 것이 아닌데, 이제 와서 공공임대까지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추가 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며 “시에서 공문을 발송한 이후 조합원 분담금이 10억 가까이 된다는 이야기까지 퍼지면서 사업이 좌초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