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청주까지 '원정'…세종 시민 오랜 숙원
드라이브스루 매장으로 조성…차량 28대 수
상가 공실·인구 유출 속 생활 인프라' 상징성
[땅집고] 세종시가 전국 유일 ‘맥도날드 없는 도시’에서 탈출한다. 세종 첫 맥도날드 매장인 ‘세종 DT점’이 오는 10월 장군면 봉안리 일대에 문을 열 예정이다. 당초 2027년 11월로 예정됐던 개점 시기가 1년가량 앞당겨지면서다.
세종 DT점은 지상 2층, 연면적 514.97㎡ 규모다. 옥외 주차장에는 차량 28대를 수용할 수 있으며, 드라이브스루(DT)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맥도날드 유한회사는 지난 2월 세종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제2종 근린생활시설(휴게음식점)로 매장을 짓고 있다.
세종시는 애초 대평동과 고운동 등 신도심 내 입지를 검토했다. 하지만 신도심 내부 토지비가 높고 드라이브스루 설계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최종적으로 장군면으로 입지를 옮겼다. 2024년에는 대평동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주차장 용지를 대상으로 입점 가능성이 타진된 바 있다. 그러나 건물 높이가 5층 이상으로 계획돼 있어 드라이브스루 설계가 불가능하다는 문제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동안 세종 시민들이 맥도날드를 이용하려면 대전 또는 청주까지 이동해야 했다. 대한민국 행정수도임에도 정작 대표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맥도날드 사막’이라는 별칭까지 붙을 정도였다.
김재형 세종시의원은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2022년 지방선거 출마 당시 지역 중고교 학생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맥도날드 유치 필요성을 처음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묻는 자리에서 맥도날드가 거론됐고, 이후 세종시민 사이에서도 맥도날드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후 본사에 이메일을 보내고 직접 통화를 시도한 끝에 본사 관계자 3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본사 측은 2023년 7월 세종시를 방문해 입점을 논의했으나 한동안 진전이 없다가, 지속적인 소통 끝에 올 초 건축허가가 나면서 올해 10월 개점으로 이어졌다.
맥도날드는 입점 조건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주거 인구 증가 지역인지, 교통 통행량이 많은 지역인지 등 기본 요건을 내건다. 여기에 광역시 기준 최소 300평 이상의 대지면적, 차량 진·출입 및 접근성, 도로변 가시성 좋은 입지까지 요구해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혀왔다. 통상 사업자가 토지와 건물을 마련하면 맥도날드가 임대해 들어가는 방식이어서, 양측 요구사항이 맞아떨어져야 입점이 성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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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종시 신도심에는 맘스터치, 버거킹, 롯데리아, KFC를 비롯해 뉴욕버거, 비스트로버거, 너드버거클럽, 벤티버거, 노브랜드버거, 번페티번, 프랭크, 왓더버거 등 다양한 버거 프랜차이즈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새 입지인 장군면 일대는 기존 스타벅스를 비롯한 각종 카페·베이커리, 버거킹 등이 있어 방문객 유입률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 같은 상권 특성이 신규 매장의 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점은 단순한 프랜차이즈 유치를 넘어선 의미로도 읽힌다. 세종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상가 공실과 역외 소비 문제 속에서, 부족했던 생활 인프라를 채우는 상징적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시는 한때 젊은 공무원과 신혼부부가 몰리며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도시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21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세종시는 2040년 총인구 80만명 달성을 목표로 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전입보다 전출이 많은 순유출을 기록했다. 40만명을 바라보던 인구도 다시 39만명대로 내려앉았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스터디’에는 지난 5월 “세종은 집 사는 곳이 아닌가 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도시 내 소비가 활발하지 않아 공실 상가와 임대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다른 누리꾼은 “주말이면 도시가 한산해질 정도로 인구가 빠져나가 생활 인프라가 더 잘 갖춰진 대전으로 재이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첫 맥도날드 매장 개점이 세종시의 생활 인프라 확충과 정주 여건 개선에 얼마나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ks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