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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MC몽도 거쳐 간 가로수길 그 빌딩, 노홍철이 150억 쏟은 결말

뉴스 배민주 기자
입력 2026.08.21 06:00

강호동 소유했던 건물 14억 낮은 가격에 매입
침체 상권에 직접 콘텐츠 입혀 되살릴지 주목

[땅집고] 방송인 노홍철이 최근 매입한 가로수길 소재 빌딩/생성형AI


[땅집고] 한때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였다가 높은 임대료와 브랜드 이탈로 공실이 늘어난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방송인 노홍철이 152억원을 베팅했다. 건물을 사들인 지 수개월 만에 캡슐호텔이나 호스텔 형태의 숙박시설 사업 구상까지 공개하면서, 단순한 시세차익 목적의 빌딩 투자와는 다른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노홍철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 건물을 152억원에 매입했다. 연면적은 593.17㎡(약 179평)다. 가로수길 중심 상권에 있고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에서도 걸어서 접근할 수 있다.

이 건물은 연예인들의 손을 여러 차례 거쳤다. 방송인 강호동이 2018년 141억원에 매입한 뒤 2024년 11월 가수 엠씨몽이 속해있던 법인 더뮤에 166억원에 팔았다. 더뮤는 약 1년 반 만인 올해 노홍철에게 152억원에 넘겼다. 직전 매입가보다 14억원 낮은 가격이다.

/노홍철 인스타그램.


노홍철의 매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그가 숙박업 진출 구상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노홍철은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숙박시설 관련 회의를 하는 영상을 올리고 “갑자기 숙박업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신나서 잠을 못 자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만들어도 몇 호실 정도 되는 아주 아담한 캡슐호텔이나 호스텔 정도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숙박시설의 위치나 개장 여부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노홍철이 가로수길 건물을 단순 임대수익형 자산이 아니라 직접 콘텐츠를 입히는 ‘운영형 부동산’으로 활용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노홍철은 앞서 베이커리와 책방을 결합한 ‘홍철책빵’ 등을 운영해왔다. 이번 숙박시설 구상에서도 ‘홍철호텔’, ‘홍철INN’ 등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다.

◇임대료 오르자 브랜드 떠난 가로수길…건물값도 조정

가로수길은 2000년대 후반부터 패션·뷰티 브랜드와 카페 등이 몰리며 서울의 대표 상권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상권이 커지면서 임대료가 급등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개성 있는 소규모 매장과 패션 브랜드들이 하나둘 빠져나갔다. 한때 상권을 대표했던 자라 등 대형 브랜드까지 철수하면서 높은 임대료와 공실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번 건물의 거래가격도 이런 상권 조정 상황을 보여준다. 강호동이 2018년 141억원에 산 건물은 2024년 166억원까지 올랐지만, 이번에는 152억원에 거래됐다. 1년 반 만에 직전 거래가격보다 약 8.4% 낮아진 셈이다. 단순 거래가격만 놓고 보면 가로수길 빌딩 가격이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상승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노홍철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 같은 조정기가 매입 기회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상권이 한창 뜨거울 때보다 건물을 낮은 가격에 확보한 데다, 숙박시설처럼 임대료를 받는 대신 직접 영업을 통해 매출을 내는 방식이라면 기존 가로수길의 높은 임대료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는 단순 상품 구매보다 식음료·전시·숙박 등을 결합한 ‘경험형 공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가로수길 역시 기존 패션 매장 중심 상권에서 벗어나 새로운 콘텐츠를 유치할 수 있느냐가 회복의 관건으로 꼽힌다.

◇압구정로데오도 공실 상권서 부활…가로수길 재현할까

인근 압구정로데오 상권은 한 차례 침체를 겪은 뒤 다시 살아난 대표적인 사례다. 199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압구정로데오는 임대료 상승과 소비 상권 이동으로 쇠퇴했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낮추거나 장기간 동결하고 새로운 브랜드와 콘텐츠를 받아들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젠틀몬스터 등 개성 있는 브랜드와 식음료 매장들이 들어오면서 젊은 층이 다시 찾기 시작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가로수길도 결국 기존의 높은 임대료에 의존한 임대사업보다 방문객을 끌어들일 만한 콘텐츠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노홍철이 실제로 숙박시설 사업을 추진할 경우 가로수길 한복판에 방송인의 브랜드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들어서는 셈이다.

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가로수길은 입지 자체가 나빠져 쇠퇴한 상권이라기보다 임대료가 지나치게 오르면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가 빠져나간 측면이 컸다”며 “압구정로데오처럼 임대료가 조정되고 새로운 콘텐츠가 들어오면 다시 살아날 여지는 있는 상권”이라고 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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