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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에 '토지임대부' 주택?…20년째 방치 회현아파트 비극 반복되나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8.20 11:00

서울 핵심지에 토지임대부 주택?
철거·정비 난항 겪는 회현아파트 남긴 숙제

[땅집고] 서울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 부지. 정부가 용산공원 일대 공공임대주택 공급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조선DB


[땅집고] 정부가 용산공원 일대에 청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검토하면서 일각에서 ‘토지임대부’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공약인 기본주택이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고 장기 저렴하게 분양·임대하는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 모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싱가포르처럼 땅은 국가가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 즉 토지임대부 분양 형태를 통해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고품질 주택을 대량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대통령 취임이후 LH에 대해 “땅장사, 집장사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해 신도시 택지의 민간 매각절차가 중단되는 등 토지임대부 방식의 주택공급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2000년대 홍준표 전 의원이 입법을 주도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이 서초동 등에서 공급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도 1970년에 입주한 토지 임대부 아파트가 있다. 이 아파트를 통해 토지임대부 아파트의 장단점에 대해 살펴본다.

◇20년째 철거 지연 회현아파트

1970년 입주한 회현시민아파트는 국내 1세대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주택 건물만 입주자 또는 분양자가 소유하는 방식이다. 회현시민아파트 부지는 서울시 소유지만 건물 소유권은 입주자가 가지고 있다.

건물 노후화가 심각해지면서 서울시는 일찌감치 철거를 추진했다. 2004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재난위험시설물 D등급을 받아 철거 계획이 수립됐다. 서울시는 2006년부터 보상 절차에 나섰으나 주민 협의 부족으로 20년 가까이 사업이 지연됐다.

[땅집고] 서울 중구 회현1가에 위치한 '제2시범아파트' 전경. 서울시 공공부지 위에 지은 아파트로 현재까지 원주민들과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어 있다./강시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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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는 철거 대신 리모델링을 통해 아파트를 예술인 창작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하지만 이 역시 사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주민들의 사업 참여 의지가 낮았던 것도 걸림돌이었다. 2021년 4월 서울시가 리모델링 추진을 위한 동의서를 받았지만 동의서를 제출한 가구는 단 4가구에 그쳤다.

2021년 오세훈 시장이 재취임하면서 철거 논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보상 협의와 관련해 25가구가 잔여 세대로 남아있다. 철거 작업 역시 2028년 마칠 예정이었으나 3년 연기돼 2031년 12월로 연장됐다. 단기간에 철거나 재건축 등 실질적인 정비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은 사실상 낮은 상황이다. 남산 자락, 도심 핵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결국 흉물로 방치됐다.

◇토지·건물 주인 따로…정비 대책 없는 토지임대부의 경고

이처럼 토지소유자와 건물소유자가 이원화된 구조에서는 향후 노후화에 따른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추진 시 주민 합의를 도출하기 극도로 어렵다

특히 용산공원처럼 서울 도심 한복판의 핵심 입지에 대규모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할 경우 이 같은 문제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을 공급하는 것 자체뿐 아니라 수십 년 뒤 노후화된 주택을 어떻게 관리하고 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도심 핵심 입지에 토지임대부 등 공공소유 방식 주택을 대거 지을 경우, 장기적인 관리·정비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회현동 사례처럼 장기간 방치돼 도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당장은 수요가 있어 공급이 가능하겠지만, 향후 철거와 재건축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건물의 수명이 다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우리 세대의 문제가 후대에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무회의에서 용산공원 내 아파트 건립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을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라고 강조하면서 주택 공급을 위해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공간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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