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평소 공개 석상에 잘 나서지 않던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이 세제개편을 담은 ‘8.3대책’과 주택 공급 확충방안을 담은 ‘8.13대책’을 계기로 정책 홍보 전면에 등장했다. 경제 구조 전환과 성장 전략 설계를 총괄하는 경제성장 수석이 주택정책과 관련 전면에 나선 것은 하 수석이 이재명 주택정책의 실질적 설계자이자 사령탑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 수석은 부동산을 전문으로 연구한 적은 없지만, 교수 시절부터 대출규제와 보유세 인상을 통한 부동산 투기 억제를 강조해왔다.
하 수석은 19일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에 나와 용산공원 부지를 청년 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언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이 큰 땅(용산공원)을 다 공원으로 만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힘든 규모이며, 이를 관리하기도 어렵다. 어떻게 쓰는 것이 제일 좋을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공원은 적당한 규모로 있는 것이 이용도가 높고, 동시에 후손들에게 좋은 거주 공간도 물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어느 부분은 공원이 될 수 있고, 또 어느 부분은 임대주택이라고 표현을 했지만, 청년주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방향성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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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출규제 정책 등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저희가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몰리는 금융을 생산적 부문으로 돌리겠다는 기조는 일관된 것"이라며 "다만 중간중간 억울한 케이스가 나오면 핀셋식으로 보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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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청년 임대주택 공급론 설파하는 청와대 수석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토부 장관에 앞서 용산공원 임대주택공급론도 설파했다.
그는 “물론 (용산 공원에) 아파트를 올려서 민간한테 막 나눠주면 안 되겠지만, 공공의 소유로 젊은이들이 들어와 살면 결혼도 하고 자녀도 출산할 수 있지 않냐”며 “(이 땅에) 주택을 공급하는 건 굉장히 필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하 수석 발언 하루가 지난 14일 국토부 기자 간담회에서 용산공원의 주택공급방안을 언급했다. 하 수석의 발언을 받아 국토부 장관이 용산 공원 주택공급론을 공식화한 것이다. 하 수석은 13일 인터뷰에서 부동산 세제 개편의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사실 종부세 기준을 올렸기 때문에 공시가 14억, 시가 21억 이하 집들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21억 이상 되는 집이 영향을 받고, 특히 40억대 이상 되는 집들이 세금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주택의) 임차인 입장에서는 (집을 비워달라는 요구로) 불안감을 느끼실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부분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비전문가 하 수석의 보유세 폭탄론
하 수석은 전형적인 엘리트 경제학자이지만 부동산 분야는 비전문가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브라운대 박사를 거쳐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을 거쳤다. 2008년부터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임한 실용주의적 중도파 학자로 성장과 금융, 특히 혁신과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 전략을 주로 연구했다.
하지만 하 수석는 학자시설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부동산 철학을 설파했다. 하 수석은 과거 각종 칼럼을 통해 부동산에 쏠린 시중 자금을 주식시장 등 생산적 금융으로 이동시키는 머니무브와 부동산 보유세 인상을 강조해왔다. 부동산에 투기적 자금이 몰리면서 연구개발(R&D)이나 혁신 기업으로 흘러가야 할 자금이 부동산 임대료나 땅값을 지탱하는 데 사용되면서 자본 생산성이 떨어진다. 높은 주거 비용은 청년 세대의 가처분 소득을 줄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혼인과 출산 기피로 연결되고 노동을 통한 소득보다 부동산 소유를 통한 자산 증식 속도가 압도적으로 빨라지면서 사회적 상실감과 양극화가 심화시킨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이 강조하는 부동산 망국론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대책으로 부동산 보유비용(보유세)를 올려 자금이 생산적부문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수석은 이 대통령의 첫 번째 대선 도전 때인 2021년 경선 캠프에 합류했다. 이 대통령은 하 수석이 언론에 기고한 칼럼을 보고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본선 캠프에서도 경제 정책 기획자로 경제 성장 공약을 설계했다. 작년 대선에서 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경제성장수석으로 임명됐다.
흥미로운 점은 하 수석 본인이 ‘무주택자’라는 사실이다. 청와대 고위 참모 4명 중 1명이 다주택자인 것과 대조적이다. 재산 공개에 따르면 그는 분당 아파트에 7억 원짜리 전세로 살고 있다. 재산등록 액수는 부친의 저택을 포함 34억원이다. 신고한 저축액수는 11억9000만원이다. /hbch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