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전용 84㎡ 종부세 31만→217만원
“공제 줄어들기 전 팔자” vs “월 40만원이면 버틴다”
고령·비거주 1주택자 중심 매물 가능성
[땅집고] 같은 아파트라도 집주인이 직접 살면 종합부동산세가 31만원, 세를 주면 217만원. 정부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 1주택자의 세금이 거주 여부에 따라 7배 가까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주택 세제의 기준을 ‘몇 채를 가졌는지’에서 ‘얼마짜리 집을 가졌는지’로,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로 바꾸면서다. 시장의 관심은 세금이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이 부담이 실제 매물로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집은 오래 가진 사람보다 오래 산 사람 우대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이번 세제개편의 두 축을 ‘주택 수에서 가액으로’, ‘보유에서 거주로’의 전환이라고 분석했다.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14억원으로 높아지는 반면, 집을 세 놓고 다른 곳에 사는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아진다. 장기보유 세액공제도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뀌어 비거주자는 2029년부터 장기보유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김 소장이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추산한 종부세는 실거주자가 31만원, 비거주자가 217만원이다. 같은 집을 한 채 보유해도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 세금이 7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과세표준에 따라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과표 12억~25억원은 2%, 25억~50억원은 3%, 50억~94억원은 4%, 94억원 초과분은 5%다. 1주택자 최고세율도 현행 2.7%에서 5%로 높아진다.
김 소장은 “정부가 집을 오래 보유한 사람보다 실제 오래 거주한 사람을 우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집은 투자용 자산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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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은 강남보다 ‘현금 없는 집주인’부터
세 부담이 커지면 시장에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강남 고가주택 전체가 아니라 집값에 비해 소득이 적고 직접 입주하기 어려운 집주인이 먼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제가 줄기 전에 처분하려는 절세 매물이 강남 고가주택뿐 아니라 비강남 지역의 비거주 주택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고령 장기보유자가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집값은 수십억원이지만 일정한 소득이 없어 매년 보유세를 현금으로 내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 재건축 단지에는 자산가치는 높지만 현금흐름이 부족한 고령층이 많다”며 “65세 이상 1주택자가 수도권 집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옮기면 양도세를 추가 감면하는 특례도 매도 유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월 40만원 더 낸다고 30억원 집 팔겠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 핵심지 집주인들은 보유세가 늘더라도 향후 집값 상승분으로 만회할 수 있다고 판단해 매물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세금을 내고 버티면 결국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쌓여 있다”며 “보유세가 늘어난다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급하게 팔 분위기는 아니다”고 했다. 목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시세 30억원짜리 주택의 종부세가 월 40만원꼴이라면 대부분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김 소장 역시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월 40만~50만원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애초에 30억원짜리 집을 보유하기 쉽지 않다”며 “현금흐름이 부족한 일부 고령층을 제외하면 세금 때문에 집을 내놓는 사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비거주 고가주택 매물은 늘 수 있지만 서울의 공급 부족이 계속되는 한 가격 하락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선호 지역은 대기 수요가 두꺼워 일부 매물이 나와도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이번 세제개편으로 먼저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큰 집주인은 ‘30억원 집을 가진 부자’라기보다, 비싼 집을 오래 보유했지만 세금을 낼 현금이 부족한 비거주 고령층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서울 핵심지 집주인 대부분은 세금이 7배 오르더라도 집값 상승 기대가 남아 있는 한 버티기를 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