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청년한테 빌라 땡처리? 아파트 대신 빌라 대출 풀었다…폭발한 2030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26.08.14 11:22

4억 이하 非아파트 매수시 LTV 80%까지
"비 아파트에 평생 살라는 것" 반발 나와

[땅집고] 지난 12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부근 마을 게시판에 원룸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땅집고] 정부가 청년층의 내집 마련을 돕겠다며 4억원 이하 연립·다세대 등 비(非)아파트를 매수할 때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대거 풀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출 확대가 오히려 비 아파트를 청년층의 주거지로 한정시키는 ‘청년 가두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서 39세 이하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내년 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4억원 이하 연립·다세대·단독주택·오피스텔 등 전용면적 85㎡ 이하 비(非)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하고, 3% 수준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청년이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이 대출로 월 85만원가량을 부담하면 2억~3억원대 주택을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이 상품으로 첫 주택을 구입한 청년이 향후 더 큰 주택으로 갈아탈 때 생애최초 구입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 자금 대출 확대가 선호도 낮은 비 아파트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 폭이 작고, 집값 하락기에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더 큰 주택으로 갈아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어렵다.

국토연구원 올해 3월 자료에 따르면 2030 청년 세대의 79.7%가 선호 주택으로 아파트를 꼽았고, 청년층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그쳤다. 2030은 현실적으로 빌라나 오피스텔에 거주하며 소득이 쌓이면 아파트로 옮겨갈 계획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년층 비 아파트에 가두리 치나” 반발

청년층 사이에서도 이번 대출 확대를 혜택으로 보기보다는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서울 들어올생각말고 시골 주택 방한칸 내어줄테니 불평말고 잘살라는 말이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4050 세대가 떠안은 악성 비아파트 물량을 청년층에 넘기려는 것"이라는 불평도 나왔다.

앞서 황희 민주당 의원이 폐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 주택으로 공급하자고 제안했던 바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이 청년층 주거 해법으로 제안하는 방법들이 청년층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절망만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 대책에 대해 "2030 주거 사다리를 만들어 달랬더니 오히려 가두리를 치는 '청년 모독' 대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는 '월 85만원에 30년'을 비아파트에서 살라며 대출을 들이밀었다"며 "빌라나 오피스텔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살더라도 아파트로 옮겨갈 사다리를 놓아달라는 것인데, 오히려 밑단에 가두리를 치고 여기서만 지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sh0293@chosun.com


화제의 뉴스

정몽규 한마디에 바꾼 단지명…미분양 통계 누락에 깜깜이 분양 논란
[단독]부산 초역세권 '롯데캐슬' 아파트 500가구 통째로 공매
청년한테 빌라 땡처리? 아파트 대신 빌라 대출 풀었다…폭발한 2030
"나이 가점 안한다" SH, 3400여가구 재개발임대주택 재공고…왜?
"양치기 소년처럼 정책 바꿔"…석병훈 교수가 본 부동산 세제개편의 함정

오늘의 땅집GO

정몽규 한마디에 바꾼 단지명…미분양 통계 누락에 깜깜이 분양
[단독] 부산 초역세권 '롯데캐슬' 아파트 500가구 통째로 공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