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양치기 소년처럼 정책 바꿔"…석병훈 교수가 본 부동산 세제개편의 함정

뉴스 강시온 기자
입력 2026.08.14 10:06

[붇이슈] "현금 부자만 팔고, 현금 부자만 산다"…40억 아파트 세금 강화에 교수도 쓴소리

[땅집고]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10일 YTN '뉴스스타트'에 출연해 지난 3일 정부의 세제개편을 두고 소신있는 발언을 내놔 화제다. /조선DB


[땅집고] “2029년까지 서울의 신규 주택 물량이 늘어날 일이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때 가서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을 풀기 위해서 다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게 바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지는 동태적 비일관성의 문제인데, 이걸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가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는 높이는 대신 초고가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강남3구와 한강벨트 초고가주택 보유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현행보다 최대 두 배로 높이고 고령자·장기거주 세액공제와 양도세 장기거주 소득공제에도 금액 한도를 두기로 하면서다.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초고가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소유자가 매도나 증여를 고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고가주택은 대출 규제로 매수 가능한 수요층 자체가 제한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고 해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가운데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일 YTN ‘뉴스스타트’에 출연해 이번 세제개편을 두고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다.

석병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분야는 거시경제학, 부동산경제학, 국제경제학이다. International Economic Review, Macroeconomic Dynamics 등 SSCI에 등재된 해외저명학술지에 부동산시장과 노동시장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다. 지난 2022년에는 “주택시장의 규제와 주택공급방식의 방향” 등 부동산 관련 도서를 펴낸 이력이 있다.

◇ 40억 넘는 아파트, 매물 나와도 현금 부자 아니면…

석 교수는 초고가주택의 매도 유인이 커지더라도 대출 규제가 거래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40억원이 초과되는 아파트의 매물이 나와 봤자 2억원밖에 주택담보대출이 안 되니까 현금 부자가 아니면 살 수가 없는 것”이라며 “현금 부자만 팔 수 있고 현금 부자만 살 수 있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는 이런 세상을 원하는 게 정부의 목적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세금 부담을 높여 초고가주택의 매물을 유도하더라도 정작 매수자가 자금 조달을 할 수 없다면 거래 활성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석 교수는 정부가 주택 거래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이고 개인의 주택이라는 것은 사유재산인데 이것을 파는 것에 대해서 정부한테 허락을 받아야 된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어 “고가주택도 그동안 소득세를 성실히 납부해서 축적된 자산을 바탕으로 산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세금을 많이 떼든 말든 상관할 바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의 발상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경기 과천시 전경. /강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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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소급적용…가장 큰 문제

세제개편의 예측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석 교수는 “툭하면 소급적용이 나오지 않느냐”며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세제 정책이 시장 상황에 따라 다시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그는 “동태적 비일관성 문제”라며 “거시경제에서 매일 나오는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경우 향후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해 양도세 정책을 다시 완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석 교수의 주장이다. 석 교수는 “2029년까지 지금 추세로 갔을 때 서울의 신규 주택 물량이 늘어날 일이 없지 않느냐”며 “그러면 그때 가서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을 풀기 위해서 다시 양도세 중과를 완화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달라지는 동태적 비일관성의 문제인데, 이걸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석 교수는 최근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정책을 두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양치기 소년처럼 5월 10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를 재시행한다고 했다가 3개월 만에 되돌리고 이런 행보를 계속 보이니까 그 사이에서 무주택자 실수요자들만 왔다 갔다 하면서 피해를 보는 이런 상황이 계속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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